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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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처럼 쓴 이야기

계남중학교 교장 부임인사

정일웅 찻집 2007. 7. 23. 18:28

돌이켜 생각하니
지난 세월이 아득한 안개 속을 걸어온 듯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암울했던 1966년 봄
꿈에 부푼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강진면 학석리, 시오리 산길을
이불짐 어깨에 매고 걸었었는데

흐르는 세월에 정처 없이 떠밀려 오다가
교단생활을 마감할 즈음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교장이 되어
정겹고
사랑스럽고
순박하기 그지없는 청소년이 모이는
작은 학교에 부임하였습니다.

전북 장수군 계남면 계남중학교
쉰한송이의 소박한 꽃들을 저와 열두명의 교직원들이
정성을 다하고
사랑을 다하여
곱게곱게 다듬고 튼튼한 기둥되도록 기르겠습니다.

아름다운 마음과
아름다운 꽃과
아름다운 편지와 격려의 말씀을 전해주신
님들의 염려하심에 항상 고마운 맘 간직하며
내게 맡겨진 이 작은 화단에서
저마다 다른 아름다운 꽃모종을
소중히 기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2. 9. 3
전북 장수군 계남면 계남중학교

정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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