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등대찻집에 오심을 환영합니다.

수필처럼 쓴 이야기

제자의 글과 나의 답글

정일웅 찻집 2007. 7. 23. 18:39
세상에 나와서 내가 이렇게 오래 살았는가?

새삼스럽게 긴 세월이었다고 느껴진다.

느티나무가 60년을 크면 작았던 묘목이 엄청난 녹음수가 되어있을터인데....

나는 무얼하며 이렇게 살았는가?

회갑(回甲)

요즘 회갑잔치하는 사람들은 욕을 얻어먹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고
또 나의 친구가 회갑잔치하는 자리에 참석하여 분위기를 살펴보니
그렇게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아예 아무짓도 하지않고 평상시와 같이 넘기려 했는데

큰아들이 주동이 되고 둘째와 막둥이까지 가세하여 잔치를 해 준다고 하는것을 말리느라고 나보다 집사람이 더 애를 썼다.

겨우 말리는 것에 성공을 하고 보니 얼마나 잘 한 일이었는가....

마침 우리나라 전역에 폭설이 내려와
아들들이 내려올 수가 없게 되었으니 말이다. 만일 준비하고 음식점에 예약을 다 해 버린 후 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

오늘아침 눈길을 조심스럽게 운전하여
통근버스타는 곳까지 왔고 통근버스도 빙판길을 조심조심 기어가느라 평소보다 약간 늦게 도착하였다.

학교에와서
교실에 들어가 학생들과 아침인사를 나누고 복도를 돌아 교장실에 들어오니 요란한 박수소리가 나며 여선생님이 꽃다발을 들고 와서 전해 준다.

탁자에 생일케익이 있었고
그 위에 양초 여섯개가 불을 밝히고 있었다.
회갑축하 합니다~....노래를 불러 주었다.

머슥해진 나는 노래가 끝나기도 전에 눈물이 핑 돌았다.
어색한 표정을 억지로 감추려고 노래가 끝나자마자 얼른 촛불을 불어서 껐다.
박수와 폭죽 두 방이 터졌다.
케익을 나누어 먹으며 정담들이 오고 갔다.

지난 1년간 나는 선생님들의 생일날을 수첩에 메모해두고 아무도 모르게 케익을 준비하였다가 깜짝쇼처럼 간단한 생일 파티를 해 주었는데 선생님들이 이번에는 나에게 해 줄 차례가 된것다.

아무튼 너무나 고마웠다.

.....................................

컴퓨터를 켜고 이멜을 확인했는데 평소와 다르게 받은 편지함에 수십통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고작해야 6-7통이 정상인데 약간 의아해 하며 편지목록을 보았다.

스펨메일은 몇개 되지 않았고 귀엽고 낯선 아이디들이 쓰여 있었다.

아! 나의 천사같은 학생들이
어떻게 알아는지 회갑을 축하한다고 보내온 메일이었다.

나의 생일에 이런 대접은 처음받아 본것이라서 매우 감동적이었다.
.......................

많은 학생들의 메일 중에서 두 장만 소개 하려한다.
너무나 귀엽고 착한 천사들이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

교장선생님 안녕하세요? ^^**

저 진아에요~ 히힛 저 잘 아시죠? 히힛 교장선생님께서 절 아시는 것만으로도

저는 너무너무 기뻐요. 처음엔 제 이름도 모르실줄 알았는데.. 아시다니.. ㅠ.ㅠ

[감동의 눈물^^**]





교장선생님!

축하드려요~ 월요일이 회갑이시라면서요~ 근데 교장선생님!

그렇게 안보여요~ 연세가 벌써 그렇게라니.. 젊어보여요~ ^^** 히힛

[교장선생님 지금 웃고계시죠? 히힛]



그리고 제가 교장실 청소인데.. 그때마다 좋은 말 해주셔서 감사하구요.. 음..

교장선생님께서는 나이를 많이 드셨더라도 지금까지 음악을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저도 그렇게 될지 모르겠네요~ 지금은 음악을 좋아하긴 하는데.. 그리고 피아노 치는것도

교장선생님 덕분에 다시 시작하게 되었구요~ 사실은 2학년 때까지 치다가 그냥 안쳤었거든요.

그런데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다시 치게 되었어요. 많이는 아니더라도..

가끔 학교에서도 치구요.. 교회에 가서 연습도 하구요. 참! 교장선생님께서 주신 악보도

열심히 연습하구 있구요~ 히힛 지금은 잘 안되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잘 칠꺼에요~ 히힛

그리고 교장선생님 너무 든든해요~ 힘들면 언제든지 와서 상담하라시는 교장선생님의 말씀..

저에겐 너무 힘이되었어요.



그리고 교장실 청소하는게 솔직히 처음엔 조금 부담스러웠어요. 사실 저는 교장선생님들을

어려워 했었거든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그렇지만 이제 달라졌어요..

언제부턴가 교장선생님이 너무 좋았구요. 때론 좋은친구같이.. 때론 자상한 아빠같이...

저는 교장선생님은 다 무섭고 무뚝뚝하시고 그런줄만 알았어요.. 그렇지만 정일웅 교장선생님을 보고 그런 저의 생각이 다 달라졌어요~ ^^** 감사합니다~ 히힛

정말 교장선생님껜 감사하단 말밖에...



"교육을 받으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사람이 달라진다." [이게 맞을런지.. 잘은 모르겠지만.. ^^;;]

전 이말 듣구 조금은 부끄러웠어요. 그리고 이 말을 항상 마음속에 담아두었구요.. 그날부터요.. 교장선생님! 저희에게 매일 좋은 말만 해주시구.. 정말 감사합니다..



참! 교장선생님! 항상 웃음 잃지 않는 모습이 너무너무 보기 좋아요.

저도 웃음이 많은 편이지만..

같이 웃는 얼굴을 보면 왠지 모르게 좋잖아요.. ^^** 제가 싫어하는 사람은요.. 화내는 거에요

가끔 저도 화를 내지만.. 정말 미안해요.. 뒤돌아서 생각하면 이러면 안�었는데..

내가 왜이랬지? 이러고 후회를 많이해요~

교장선생님은 그러시지 않죠? 저는 매일 그렇게 한답니다. 그런데 저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되도록이면 웃는얼굴로~



그리구 무엇보다 교장선생님께 바라는 것은요

앞으로도 계속 웃음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건강하세요~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신건 아시죠? ^^** 마지막으로 진심으로 회갑 축하드리구요~ 감사해요~

그럼 이만 줄일께요~



-2004년 3월 5일 금요일

교장선생님이 너무나도 좋은

진아올림-

'수필처럼 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사 안내 글  (0) 2007.07.23
도깨비 집에서 혹을 떼이다.  (0) 2007.07.23
데이지의 글  (0) 2007.07.23
들꽃 잔치를 연 첫날  (0) 2007.07.23
액땜과 데어도 싸!  (0) 2007.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