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 들었던 동화가 생각난다. 이게 일본 동화라는 것을 안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가난하지만 노래를 좋아하는 혹부리 영감이 산길을 가다 날이 저물고 길을 잃어 헤메이던 중 산 비탈 어느 곳에 빈 집이 있어서 그 곳에서 하루밤 잠을 잘 요량으로 헛간 같은 곳에서 웅크리고 앉았는데 밝은 달빛이 부서진 문으로 들어와 영감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영감은 잠은 오지않고 신세 한탄이 절로 나서 신세타령을 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한참이나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웅성거리는 이상야릇한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도깨비들이 빙 둘러싸고 겁을 주며하는 말이
"그 노래가 어디에서 나오느냐?"
깜짝놀란 혹부리 영감이 둘러대며 하는 말
"여기 이 혹에서 나온단다!"
"오호라! 그렇다면 너를 살려두는 대신 네놈의 혹을 내가 가져가마!"
"그래라 맘데로 하거라!"
이렇게 말하고 잠이 들었는데 자고 나니 신기하게도 혹이 없어졌더란다................................
$$$$$$$$$$$$$$$$$$$$$$$$$$$$$$$$$$$$$$$$$$$$$
나의 목에 키위 만큼이나 큰 혹이 붙어있은지 십오년은 됨직하다.
뒷 목 왼편에 붙어서 툭 불거져 있어 우선 보기에 흉하다.
누구든지 나를 오랫만에 보는 사람은 깜짝 놀라며
"아니 목이 왜그래?"하며 걱정의 말을 하였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볍게 받아넘기며 별것아닌척 하였으며
어떨 때에는 김일성과 비유하여 농담을 하곤 하였다.
"남북정상회담에는 나를 데리고 가야 '김정일'이가 자기 아버지 수령님오셨다고 꼼짝못할것인디....."
나의 말을 듣는 사람들은 나의 모습이 김일성의 모습과 닮기도 했고 또 나의 혹이 꼭 김일성의 혹과 크기나 모양이 비슷한지라 실없이 웃곤 하였다.
그러나 나 혼자서는 남에게 들어내어 놓고 말하진 않았어도 거울을 볼때마다 세수를 할때 목을 손으로 씻을 때마다 툭툭 걸림이 싫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스스로 받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잠 잘 때에 베게에 눌리면 이물감이 있어서 불쾌하고 목운동을 할 때에도 감각없는 살 덩이가 목뒤에서 걸리석거림이 정말 싫었다.
한 10년 전이라 생각된다. 전북대학병원에서 엑스레이 사진을 찍고 수술준비를 다 하여 수술날자까지 약속을 하였다.
엑스레이의 촬영 결과 이 혹은 지방덩어리가 뭉친것이며 암이나 다른 악성종양이 아니니 그대로 두어도 큰 탈은 없지만 수술을 하여도 괜찮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수술하는 날이 되자 아내의 간곡한 걱정이 병원으로 향하여 걷던 나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김일성이가 오죽하면 그걸 떼어내지 않고 달고 다니겠어? 크게 불편하지 않으면 수술은 안하는 게 좋겠어요....만일...잘못하다간...하체마비라도 걸리면 어떻하게.......'
까마득하지만 김낙선 미술선생님께서 목의 혹을 수술하고나서 돌아가셨던 생각이 난다.
뒷목의 수술을 하고나서 실어증에 걸렸다던 친구의 작은아버지가 생각난다.
걷던 발의 무릎에 힘이 쪼옥 빠져나가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걸음이 돌려졌다.
<그냥 이렇게 살지 뭐......>
그렇게 하여 지낸 세월이 어언 또 10여년이 흘렀다.
.................................
지난 겨울방학과 학년말 휴가를 이용하여 이십 오 년 이상 나를 불편하게 하였던 충농증과 비염을 수술하여 깨끗하게 낳게 해 준 현대이비인후과의 조규모박사에게 물어서 결정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의 목을 자세히 관찰하여본 조규모 박사는
"틀림없이 지방종같은데요.... 이게 더 커져서 목의 중심쪽으로 향하면 중요한 신경을 압박할 수도 있게 되는데요.....제 생각으로는 잘 하는 신경외과에서 수술을 받으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그러면 좋은 병원을 소개하여 주시죠.."
"여기 모래내에 나가시면 "도신경외과"라고 있는데요 거기에 가셔서 상담을 해 보시지요....제가 소개하더라고 하시구요...."
"아! 그렇게 하겠습니다."
'도신경외과'....도깨비의 '도'.....신기할 '신'.......깜짝놀랄 '경'.....................나는 어렸을 적 도깨비와 혹부리 영감의 얘기를 생각하며 '도신경외과'의 접수대에서 접수를 마치고 의사선생님인 도병룡박사를 만났다.
도깨비를 만난 셈이다.
그는 나의 목에 붙은 혹을 만지작거리더니
"이 쪽엔 중요한 혈관은 없고 신경다발도 지나는 곳이 아니니 간단하게 수술할수 있습니다."
"월요일에 오셔서 피검사 하시고 화요일 아침만 굶고 오십시요....한 4일간 입원하시면 됩니다."
너무나 간단하게 말하는지라 정말로 그이 말을 듣는 순간 큰 신뢰감이 생기고 그에게 수술을 맏기기로 하였다.
회갑기념 특별휴가 5일을 18일부터 22일까지 신청하고 학교의 모든 교직원에게는 나의 혹제거 수술을 비밀로 하고 수술을 하였다.
...........
정말 마음 편하게 수술대에 올라갔고 전신마취를 평온한 마음으로 받았다.
잠깐 잠을 깨고 나니 혹은 없어지고
하루하루 잠을 자고 날 때마다 가벼워지는 목....
아! 나의 이 날아갈 듯한 기분을 누가 알리..............
퇴원을 하여 한가하게 집에 앉아서
이 글을 쓰는 나.....새삼스럽게 행복을 느낀다.
고맙습니다.
도께비선생님!!!!!!
가난하지만 노래를 좋아하는 혹부리 영감이 산길을 가다 날이 저물고 길을 잃어 헤메이던 중 산 비탈 어느 곳에 빈 집이 있어서 그 곳에서 하루밤 잠을 잘 요량으로 헛간 같은 곳에서 웅크리고 앉았는데 밝은 달빛이 부서진 문으로 들어와 영감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영감은 잠은 오지않고 신세 한탄이 절로 나서 신세타령을 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한참이나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웅성거리는 이상야릇한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도깨비들이 빙 둘러싸고 겁을 주며하는 말이
"그 노래가 어디에서 나오느냐?"
깜짝놀란 혹부리 영감이 둘러대며 하는 말
"여기 이 혹에서 나온단다!"
"오호라! 그렇다면 너를 살려두는 대신 네놈의 혹을 내가 가져가마!"
"그래라 맘데로 하거라!"
이렇게 말하고 잠이 들었는데 자고 나니 신기하게도 혹이 없어졌더란다................................
$$$$$$$$$$$$$$$$$$$$$$$$$$$$$$$$$$$$$$$$$$$$$
나의 목에 키위 만큼이나 큰 혹이 붙어있은지 십오년은 됨직하다.
뒷 목 왼편에 붙어서 툭 불거져 있어 우선 보기에 흉하다.
누구든지 나를 오랫만에 보는 사람은 깜짝 놀라며
"아니 목이 왜그래?"하며 걱정의 말을 하였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볍게 받아넘기며 별것아닌척 하였으며
어떨 때에는 김일성과 비유하여 농담을 하곤 하였다.
"남북정상회담에는 나를 데리고 가야 '김정일'이가 자기 아버지 수령님오셨다고 꼼짝못할것인디....."
나의 말을 듣는 사람들은 나의 모습이 김일성의 모습과 닮기도 했고 또 나의 혹이 꼭 김일성의 혹과 크기나 모양이 비슷한지라 실없이 웃곤 하였다.
그러나 나 혼자서는 남에게 들어내어 놓고 말하진 않았어도 거울을 볼때마다 세수를 할때 목을 손으로 씻을 때마다 툭툭 걸림이 싫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스스로 받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잠 잘 때에 베게에 눌리면 이물감이 있어서 불쾌하고 목운동을 할 때에도 감각없는 살 덩이가 목뒤에서 걸리석거림이 정말 싫었다.
한 10년 전이라 생각된다. 전북대학병원에서 엑스레이 사진을 찍고 수술준비를 다 하여 수술날자까지 약속을 하였다.
엑스레이의 촬영 결과 이 혹은 지방덩어리가 뭉친것이며 암이나 다른 악성종양이 아니니 그대로 두어도 큰 탈은 없지만 수술을 하여도 괜찮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수술하는 날이 되자 아내의 간곡한 걱정이 병원으로 향하여 걷던 나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김일성이가 오죽하면 그걸 떼어내지 않고 달고 다니겠어? 크게 불편하지 않으면 수술은 안하는 게 좋겠어요....만일...잘못하다간...하체마비라도 걸리면 어떻하게.......'
까마득하지만 김낙선 미술선생님께서 목의 혹을 수술하고나서 돌아가셨던 생각이 난다.
뒷목의 수술을 하고나서 실어증에 걸렸다던 친구의 작은아버지가 생각난다.
걷던 발의 무릎에 힘이 쪼옥 빠져나가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걸음이 돌려졌다.
<그냥 이렇게 살지 뭐......>
그렇게 하여 지낸 세월이 어언 또 10여년이 흘렀다.
.................................
지난 겨울방학과 학년말 휴가를 이용하여 이십 오 년 이상 나를 불편하게 하였던 충농증과 비염을 수술하여 깨끗하게 낳게 해 준 현대이비인후과의 조규모박사에게 물어서 결정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의 목을 자세히 관찰하여본 조규모 박사는
"틀림없이 지방종같은데요.... 이게 더 커져서 목의 중심쪽으로 향하면 중요한 신경을 압박할 수도 있게 되는데요.....제 생각으로는 잘 하는 신경외과에서 수술을 받으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그러면 좋은 병원을 소개하여 주시죠.."
"여기 모래내에 나가시면 "도신경외과"라고 있는데요 거기에 가셔서 상담을 해 보시지요....제가 소개하더라고 하시구요...."
"아! 그렇게 하겠습니다."
'도신경외과'....도깨비의 '도'.....신기할 '신'.......깜짝놀랄 '경'.....................나는 어렸을 적 도깨비와 혹부리 영감의 얘기를 생각하며 '도신경외과'의 접수대에서 접수를 마치고 의사선생님인 도병룡박사를 만났다.
도깨비를 만난 셈이다.
그는 나의 목에 붙은 혹을 만지작거리더니
"이 쪽엔 중요한 혈관은 없고 신경다발도 지나는 곳이 아니니 간단하게 수술할수 있습니다."
"월요일에 오셔서 피검사 하시고 화요일 아침만 굶고 오십시요....한 4일간 입원하시면 됩니다."
너무나 간단하게 말하는지라 정말로 그이 말을 듣는 순간 큰 신뢰감이 생기고 그에게 수술을 맏기기로 하였다.
회갑기념 특별휴가 5일을 18일부터 22일까지 신청하고 학교의 모든 교직원에게는 나의 혹제거 수술을 비밀로 하고 수술을 하였다.
...........
정말 마음 편하게 수술대에 올라갔고 전신마취를 평온한 마음으로 받았다.
잠깐 잠을 깨고 나니 혹은 없어지고
하루하루 잠을 자고 날 때마다 가벼워지는 목....
아! 나의 이 날아갈 듯한 기분을 누가 알리..............
퇴원을 하여 한가하게 집에 앉아서
이 글을 쓰는 나.....새삼스럽게 행복을 느낀다.
고맙습니다.
도께비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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