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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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흉내 내기

그리운 고향

정일웅 찻집 2007. 8. 1. 12:32
그리운 고향

고요히 잠든
내 마음속 그리움의 호수에
파문을 일게 하는 냄새가 있다.

없는 듯 조용한
내 마음속 그리움의 방안에
귀를 기울게 하는 소리가 있다.

깜깜한 하늘같은
내 마음속 그리움의 동공에
반딧불처럼 그려지는 모습이 있다.

긴 냇둑 길을 스쳐오는 풀 바람 냄새
풋보리 태워서 손바닥에 비빌 때 코에 스미는 연기냄새
장독에서 익어 가는 된장 냄새

커다란 느티나무에서 종일 들려오는 매미소리
돌 틈 지나는 맑은 물의 노래 소리
돌담 밑에서 들리는 귀뚜라미 울음소리

짚불 태우는 논에서 하늘로 오르는 긴 연기
빨래하던 아가씨 겉저고리 벗어놓고 머리감는 모습
눈 내린 날 높다란 감나무 위 까치 밥 파먹는 새

고향을 생각하며 눈을 감으면
사무치게 그리워 떠오르는
소리...
냄새...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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