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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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처럼 쓴 이야기

오병선...나의 친구 이야기

정일웅 찻집 2010. 8. 21. 20:56

身老心不老.......

몸이 늙으면 맘도 늙어야지

왜 마음은 늙지를 않는단 말인가?

 

身老心不老.......

이것이야말로 늙어가는 사람의 마음을

처참하고 외롭고 쓸쓸하고 슬프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늙지않는 마음때문에

행복할 수 있는가 보다

 

삼십년 전

이리남중학교에 근무하던 시절부터 나의 사랑하는 아우이자 친구인 사람이 있다.

그 이름....오 병 선

그는 모르는게 없다.

각종 들꽃과 풀 이름

화학방정식

모든 식품의 영양분석과 조리법

대한민국의 모든 산에 대한 등정코스까지

교사시절에는

매 한대도 때리지도 않고 학생들을 로봇처럼 움직이게 하는 통솔력

암기력이 좀 모자라는 학생들도

그의 강의를 듣고는 조리사 시험에 모두 합격하였다.  

................................

그런데

학교를 떠나면

그도

나도

어린청소년이 되어버린다.

 

청소년 연맹 야영훈련장에서

퇴근시간마다 만난는 술집에서

술마시고 당연히 가야하는 당구장에서.......

수없이 만나고

만나서 술마시고

술마시고 당구치고

당구치고 화나고

화나면 또 술마시고.................

 

세월이 많이 흘렀다.

벌써 나는 고희를 바라보고

병선이도 진갑이 넘었다.

그런 나이에도 우리는 당구를 치기위해서 자주 만난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오병선과 나)가 당구를 처음 치기 시작할 때부터 막둥이처럼 만나던 당구의 천재 '유광열'이가 같이 모인다.

 

셋이서 당구를 쳐도

언제나 라이벌은 나와 오병선이다.

광열이는 500이고

나와 병선이는 200으로 급수가 같기때문이다.

 

내가 오병선보다 못쳤으면 약이 오르고

내가 병선이를 이기면 병선이는 약이 오른다.

언제나 적수는 나와 오병선이다.

 

사실

오병선은 나보다 젊고 열심히 당구를 쳐서

엄격하게 실력으로 따지면 나보다 조금 더 잘 치는 것을 나는 잘 안다.

하지만

오병선과 나의 1대1 대결을 할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여

이성을 잃고 욕심이 과하게 만들어 자주 실수를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나의 승리로 이끄는

이른바 심리 전법......<약 올리기>전법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나를 약올리는데에도 천재성을 발휘한다.

 

어제도 오병선의 <약 올리기>전법에 내가 넘어가서 화를 내는 바람에 내가 졌다.

 

약올리는 그 말을 서슴치않고 하는 오병선

그 말에 바짝 약이 올라서 감정이 흔들리는 나.....

나는 나를 약올리는 오병선을 '신사답지 못한 치사한 놈'이라고 마구 윽박지른다.

나의 윽박지르는 말도 오병선의 약올리는 말 못지않게 오병선을 자극하여

오병선은 나보다 더 약이 오른다.

 

서로 원수를 대하듯 하다가

다시는 안 볼 듯 씩씩거리며

헤어져 집으로 간다.

 

오병선이가 이기고

내가 진 날.....오병선은 집에 가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리라....

내가 그러한 것 처럼...........

 

하지만

하루 저녁만 자고나면

또 보고싶어지는 오병선.........................

 

친구란 이런것인가........

금방 미워했다가도

금방 다시 보고싶어지는 사나이들의 정

그런 정을가진 사나이라서

좋다.

 

身老心老는 언제 되는걸까?

언제나 철이 들런지....쯪쯪쯪

 

병선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