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희(마리아,94세)님의 별세로 오늘 출관 예절과 장례미사에 참석하였다.
장례미사가 끝나고 성당을 나올 때 주임신부님과 보좌신부님께서 나를 보시더니
"지난 주일미사에 못 나오셨는데 어디 불편하신 데라도 있었어요?"하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시며
물으셨다.
"예! 좀 ..... 뇌졸증과 심장에 스턴트를 한 관계로 추우면 밖에 나가지 말라는 의사선생님의 엄중한 경고 때문에......."
"아!!! 그래요?"하시며 걱정하는 표정을 보이셨다.
오늘은 비교적 따뜻하다기 보다는 좀 덜 추었기에 장례식장에 가서 출관 예식과 장례미사에 참석 할 수가 있었다.
장례미사는 보좌신부님이 집전하셨다.
신부님들은 신자 중 누가 미사에 참석하지 않았는 지도 다 파악하고 계셨다.
역시 신부님은 다르다.
신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왔어야 할 사람이 오지 않은 것도 다 파악하고 기억을 하시고 계심이 고맙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였다.
아내와 장기를 두었다.
장기 두기는 시간을 보내는 데는 끝내주는 오락이다.
엉뚱하게 뒤어서 내가 지면 아내는 기분은 좋은데 눈치로 다 아는 모양이다.
그렇게 일부라 져주지 말고 치열하게 싸우다 이겨야 재미가 있다며
다시 두자고 하였다.
열심히 두어서 내가 내리 두 판을 이겼더니
역시 무척 속이 상해서 못 견디는 표정을 지었다.
"이 것 사이가 나빠지겠구만.....사정없이 그렇게 막 잡아 먹으니 ......."하며 또 옛날 얘기를 꺼내려 하기에 얼른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웃음이 절로 나왔지만 아내 앞에서는 웃지 않았다.
내가 웃기까지 하면 더 약이 오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한 3 일 하지 못 한 '천변 걷기'를 하였다.
천변을 걷고나서
실내운동을 하였다.
내일이 동지라며 아내는 "소영이 엄마가 계셨으면 맛있는 동지 팟죽을 먹을 수 있었을 터인데....."하고 말하며
돌아가신 소영이 엄마를 그리워 하였다.
그러더니
아파트 상가 지하에서 하는 팟죽을 잘 만들어 파는 식당이 있다며
거기로 전화를 하였다.
팟죽은 배달이 안 된다기에 아내가 직접 가서 동지 팟죽 두 그릇 분을 사 왔다.
저녁 식사 대신 팟즉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팟죽이라서 별미였다.
아내는 팟죽을 좋아한다.
요졍레에 살 적에 장모님이 끓여 놓은 팟죽이 그리운 모양이다.
장독에서 차디차게 식은 달콤한 팟죽.......겨울에 아이스크림을 먹는 듯
그 팟죽 맛은 실로 그리운 추억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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