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울에서는 전국의 방송대학 졸업생들이 모여 학사복에 학사모를 쓰고 학위수여식을 하는 날이다.
내가 방송대 경제학과를 졸업 할 때
최덕자가 국문학과를 졸업 할 때
아내가 중부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며 석사학위를 받을 때.....졸업식에 참석을 했었고
아내의 나머지 졸업은 식에 참석을 하지 않고 전주 방송대 본부로 내려 받은 졸업장(학사 취득증)을 받았었다.
아내는 집에 있는 화이트 보드 칠판에
보드마카로 이렇게 써 놓고 스스로 졸업식 축하를 스스로 하고 있다.
성적우수상도 받는 다는 통보가 발표되었다.
이로써 완전히 7개 분야 학사가 된 것이다.
졸업 축하를 해 주기 위해서
독립영화관에서 영화 '플렌 75'를 보러 시내로 나갔다.
영화가 오후 4시 상영이라서 천천히 걸어서 가도 충분히 운동이 되겠지 라고 생각 하였다.
비가 아침부터 내리는 관계로
중앙시장에서 예전에 사 놓았던 구두를 신고서
이 건 새 신이니까 물이 새지 않겠지....생각하며 걸었다.
'아풀싸' 아파트 정문을 통과하고 식자재 마트를 가기도 전에
왼쪽 구두 바닥에서 물이 들어와 시원하며 척척한 물이 양말을 적시고 발바닥에 차가움을 전해주었다.
잠시 후에 오른 쪽 발바닥도 찬 기운이 스며 들어왔다.
역시 싸구려 신발은 뭐가달라도 다르다......이제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그냥 견디고 걷는 수 밖에
중앙동의 '남문 문구센터'까지 걸어서 왔다.
보태니컬에 쓰는 '포인트 라이너' 팬 0.05, 0.1, 0.3 ......1.2...등 필요 갯수를 구입하고
점심으로는 아내가 좋아하는 '초밥장이'에서 점심을 먹었다.
명품초밥 집에서 자리에 앉으니 써빙 아가씨가 우리를 잘 알아 본다는 듯이
"명품 초밥 이시죠?"하고 말한다.
"아가씨가 이제 우리가 먹는 것까지 다 기억하시네....고마워요~!"
천천이 초밥을 먹고나서도 오후 두시가 되지 않았다.
껄적지근 한 신발을 그대로 신고서 무작정 빗 속을 걸었다.
한 참 가니 '전라 감영'이 나왔다.
시간을 보내기 겸해서 '감영'으로 들어 갔다.
우리 외에도 서너 명의 관람객이 우산을 쓰고서 구경하고 있었다.
외지에서 온 관광객인 듯 하다.
영화상영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전라감영'을 나와 조금 더 걸으니 남부시장이 나왔다.
아! ㅡ 여기 남부시장에서 물이 새지 않는 신발을 사야지....
시장 거리를 한 블럭 걸어가니 신발가게가 나왔다.
가게 주인에게
"내 구두가 중앙시장에서 산 것인데 물이 새고 있으니
물 안 새는 신발 270mm짜리로 한 켤레 주세요"
"장화나 신으면 모를까 물 안 새는 신발은 없어요"
"그러면 장화 한 켤레 줘 보쇼"
그는 나 어렸을 적 '아매 구쓰'라고 일본 말로 '비 구두'.....라고 하는 고무장화인데
옆에 딱단추가 달린 고무장화...조금 길이가 짧고 모양이 약간은 구두를 닮은 신발이 있었다.
그 신발을 신고
나의 구두는 비닐봉투에 담아서 들고
독립영화관으로 걸어 갔다.
영화관 대기실에서 거의 한 시간을 기다렸다가 영화를 봤다.
일본에서 75세가 넘는 노인 중에서 신청을 받아
빨리 죽음으로 가게하는 관리를 국가에서 하는 그런 내용의 영화인데
별 감흥이나 느낌이 없이 지루하기만 한 영화였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니 어둠이 깔려 밤이 되었다.
길 가에 '베트남 쌀국수'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아내는 그게 먹고 싶다고 하였다.
무조건 식당으로 들어갔다.
젊은 베트남 부부가 2층에 세를 얻어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
베트남 여행 때에 먹었던 기억이 나며 맛이 좋았다.
아내와 나는 저녁식사까지 해결을 하고
팔달로 전북은행 앞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61'번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비를 맞고 청승맞기는 하였어도 즐거웠다.
아내의 졸업식 축하를 성대하게 해 준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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