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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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폭염 주의보가 내린 추석

정일웅 찻집 2024. 9. 17. 13:28

지구가 아무래도 맛이 좀 간것 같다.

추석이라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하고 하늘 맑고 바람 선선하고

오곡이 풍성하고 온갖 과일이 맛있게 영글어 

사람 살기에 제일 좋은 날이라 하던 날이 아닌가?

성묘 하러 갈 때 가을 바지와 양복을 입고 갔던 때가 생각나는데

폭염특보라니 참 어이가 없다.

 

세상은 자꾸 변해 간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까?

아마 그러할 것이다.

자기가 태어나서 죽기까지의 경험밖에 못하므로

많이 변한다고 생각 할 것이다.

 

 하지만 조선 말기에 태어나서 일제 강점기에 죽어간

슬픈 인생들은

좋은 세상 한 번 보지 못하고 슬프고 억울하게 죽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참으로 행운아이다.

해방이 되기 전해 1944년에 태어나서 2024년까지 살았으니

우리나라의 격변을 모두 겪었고

말년에 우리나라의 국격이 세계 만방에 드높아 질 때까지 살았으니

계속 경제가 향상되어 부자가 되고 

정치가 발전하고

문화가 발전하고

국력이 세어져서 세계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부러워하는 나라가 되기까지

모든 것을 다 겪고 살았으니

내 세대의 친구들은 행운아들이다.

 

인범이네가 다녀서 가고

이제 내일 떠날 상원이네 세 식구만 남았다.

이번 추석은 아이들이 모두 모여 함께 즐길 시간이 없었다.

그러므로 좀 싱겁게 지낸것 같다.

 

 승재가 매우 영리하게 잘 크고 있다.

피아노를 정식으로 배우지도 않고

자기 아빠를 따라서 흉내를 내는 것을 좀 했을 뿐인데

자기 스스로 작곡을 하여 친다고 하니

약간은 천재의 끼가 있는 것 같다.

 

상원이와 희영이가 그림처럼 예쁘게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기도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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