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 용해제 들고 계시는 것을요... 6일간 드시지 마시고 오세요"
내가 대학병원 심장내과에서 처방 해 주는 혈전용해제는 '클로그렐'이다.
나는 전에 삼사일 정도 안먹고 갔어도 별 이상이 생기지 않았었다.
나의 생각으로
이 번의 부러진 내 이의 뿌리를 뽑는다는 것은
옛날 예수병원에서 심어 놓은 임플란트 기둥을 뽑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였었는데
사진을 찍고 수술 준비를 하는 의사가 하는 말씀이
"이 어금니가 뿌리가 세개나 되어서 잘 뽑힐지 좀 걱정이 되네요"
'이크~~~!!!' '어금니의 뿌리가 세개라고?"
"나는 클로그렐을 먹지 않은 지 사흘밖에 안 되었는데......." 라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었다.
수술 준비를 다 해놓고 있는데.....
"뿌리 두개는 무사히 바로 뽑혔는데 마지막 한개가 부러져 버렸네요
이것 좀 힘이 들겠는데요"
여기서 부터 나의 걱정과 공포는 시작되었다.
출혈이 엄청 심하고 힘드는 것을 느꼈다.
나는 겁도 났으며 걱정이 되었다.
'이거 지혈이 힘들 겠는데..............'
의사도 출혈이 심하여 뽑은 자리를 꿰매는 작업이 어려운 모양이다.
"클로그렐을 잘 끊고 왔다니까 지혈이 될꺼예요 피는 삼키도록하세요"
거즈를 뭉쳐서 어금니 사이에 물려주고서
"약 잘 드시고 일주일 후에 오세요"
..........................
나의 염려는 적중하였다.
지혈이 되지 않고 출혈이 엄청 심하게 나오고 있었다.
..............
...............
..............
집에와서 아무리 꾹 이를 다물고 거즈를 갈아서 물어도 출혈이 멎지를 않았다.
계속 거즈를 갈아 끼우고 볼 위에 얼음 찜질을 하였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
10시간이 지나도 지혈이 안된다.
아내는 겁이 나서 나를 다그쳐 옷을 입게 하고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자며 택시를 불렀다.
대학병원 응급실에는 응급실 출입구 까지 응급환자들이 침대에 눕거나 보호자가
따라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
아내의 화급한 하소연을 듣던 안내원이
"여기 응급실에는 치과는 없고요.....
의사를 만나려면 적어도 여기서 네시간에서 다섯시간은 기다려야 합니다."
나와 아내는
맥이 팍 떨여져서 다시 나와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오는 수밖에 없었다.
포기를 하고 출혈이 멎기를 기다리며 계속 거즈만 갈아끼어며 물고 있었다.
.......
.............
밤 아홉시가 넘었다.
아내는 아직도 출혈이 멈출 기미가 없는 나의 상태를 보고서
공포에 질린 얼굴로 변하더니
119로 전화를 하였다.
"119에서도 '치과는 없고요 지금 전주병원 대자인 병원 예수병원 대학병원 응급실 밖에 없는데요
치과는 아무곳에도 없습니다."
아내는 혹시 길주의 아들이
상아치과 원장의 사모님에게 사진 찍기 강의를 하다가 만났다고 나는 것을 기억해내고
칫과 원장에게 전화를 하여서 전화 상담이라도 할 수 있을 까 하여
길주에게 전화를 하였다.
전화가 될 리가 없다.
밤 11시가 넘어서 였다.
놀랜 길주가 비가오는데 눈 길 위를 자기의 차를 운전하여 우리 집에 왔다.
나를 싣고 응급실을 찾아 '대자인 병원'에 들렸다.
대자인 병원도 응급혼자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일단 접수를 하고 기다렸다.
30분 정도 기다리는 동안
화장실에가서 거즈를 갈아 끼우는데
세면대로 피가 주루룩 흘러내린다.
나는 공포에 젖어 떨고 있었다.
내 이름을 호출하였다.
의사에게 아내가 설명을 하였다.
"여기 제가 거즈를 드릴테니 꽉 무시고
절대 갈아 끼우지 마세요"
"갈아 끼우면 상처난 곳이 아물려 하면 다시 씻어 내는 것과 같아서 절대로 지혈이 안됩니다."
"여기에 밤새 계시더라도 아무 처치 할 방법이 없는데 그냥 빈방에서 내일까지 기다리시던지
지금 집에 가시던지 알아서 하세요"
우리는 비를 맞으며 길주의 차를 타고 자정도 넘어서
아파트에 도착하였다.
길주는 걱정을 하며 돌아 갔고
나는
하느님께 나의 운명을 맡기고서 거즈를 물고 침대에 누어서
나오는 피는 삼키면서 잠들기를 기다렸다.
아무리하여도 잠이 오질 않는다.
거즈는 한 번도 갈지 않고 나오는 피는 계속 삼키며 누었다.
새벽 한시 ....두시 .....시간이 흘렀다.
피가 거즈에 가득 뭍어 있는 느낌은 있으나 삼켜지는 피가 없는 것 같다
아........출혈이 멎은 것 같다.
그대로 꼼짝 않고 잠이 들기만을 기다렸다.
아내가 살 살 걸어서 내 방 문을 열었다.
나는 손짓으로 '피가 멎었다'고 말했다.
아내는
"휴~~~!"한 숨을 쉬며 자기 방으로 갔다.
.........
조심스럽게 거즈를 꺼내 봤다.
피가 멎어 있었다.
나는 얼른
수면 유발하는 '가려움 증 약'을 한 봉 빨리 먹고
꺼낸 거즈를 그대로 물고서 잠을 청하였다.
새벽 몇 시 쯤 잠이 들었는지
눈을 떠 보니 아침 여덟시가 되었다.
이 사이에 물었던 거즈는 피에엉겨 굳어 있고 출혈은 완전 멈췄다.
그리고
나는 살아 있었다.
"하느님 저를 살리셨군요.... 감사합니다."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
길주에게 전화를 해줬다.
지혈이 됐다고....
저녁에 걱정을 했던 '광래' '운기'에게 전화를 해 주었다.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다는 카톡도 보냈다.
...........................................................
건강에 자만은 금물이다.
나는 얼마나
내 자신에게 철없는 짓을 많이 하였는가?
내 자신이 망가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몸을 학대하고 함부로 하였던가
깊이 반성하고 또 뉘우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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