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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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청솔모야 미안하다.

정일웅 찻집 2026. 6. 10. 18:50

아내와 10시 미사에 다녀와서 할 일이 없고 

운동을 하여야 하는데 햇볕을 쳐다보니 오후에 갈수록 

견디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바로 시내버스로 건지산에 가고 싶다고 하니

아내도 찬성하여 한국은행 정류소에 갔다.

165번은 인내판에 나오지 않았다.

아내는 79번을 타자고 하였다.

79번은 전주역 방향으로 한바퀴 돌아서 전주역을 들려 동물원까지 가는 버스였다.

79번은 바로 왔다.

버스는 순발력있게 골라서 탈 줄 알아야 고생을 덜 한다.

79번도 많이 돌지는 않고 쉽게 동물원 종점으로 데려다 주었다.

 

건지산을 거꾸로 돌아서 베드민턴 장까지 걷기로 하고 숲에 들어섰다.

12시가 넘었었다. 한가한 숲속 가운데 깨끗한 벤치가 있었다.

아내가 앉아서 쉬었다가 가잔다.

그늘진 편백 숲 속에 깨끗한 벤치가 있고 여기까지 걷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뜻밖에 아내가

시니어 두유 두 개와 단팥빵 한개, 크림빵 한개를 가방속에서 꺼냈다.

근처에 식당도 없고 운동을 다 마치면 오후 두시가 넘을 것 같았는데

아내의 준비가 매우 고마웠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벤치에 앉아 맛있게 잘 먹고 나니 점심을 집에가서 먹어도 될것 같았다.

다  먹고 껍질 쓰레기를 가방에 싸고 있는데

 '청솔모' 한 마리가 우리 발 앞에 와서 애처롭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차~! 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청솔모는 애처롭게 우리 앞에서 쳐다보며 간절한 표정으로 먹을 것을 주기를 바랐는데

정말 미안하였다.

내 가방에 사탕이나 먹을 것이 항상 있었는데 오늘은 하필 깨끗하게 가방을 정리한 뒤라서

청솔모의 애처로운 표정을 무심하게 외면하고 가는 수 밖에 없었다.

다음에 한 번 꼭 79번을 타고 거기에 들려서 청솔모에게 

맛있는 먹이를 조금이라도 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산 짐승에게 먹이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전주 수목원'에는 씌여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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