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 지가 너무 오래 되고보니 글감도 없어지고 쓸 용기도 줄어든다.
오늘 병원에 진단과 검사를 하러 갔다 오면서 찻 속에서 나 혼자 속으로 도대채 내가 병원에 다니며 약을 타서 먹고있는 병이 몇이나 되는가 한가지 두가지 손가락으로 세어보며 내 몸에 붙어있는 병들을 살펴보니 여덟개도 같다가 아홉개도 같다가 정확하게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
내가 가진 病이 여덟가지인가 아홉가지인가 생각하다가 문득 病八이가 떠오르고 病九가 생각이 나서 그냥 웃어 볼 량으로 쓰는 글이니 <족보의 行列자로 인하여 <秉>잡을 병, <丙>밝을 병, <昞>밝을 병, 자를 이름으로 써서 다음과 같은 성함을 갖게 되신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이 글을 그냥 한 번 실없이 웃자고 쓰며 지우지 않으렵니다.>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 나의 친구....병팔이
헤어지려 노력해도 헤어지지 못하고 내 생의 끝까지 같이 가야할 나의 친구가 병팔이다.
헤어지지 못하는 게 운명이라면 나는 기쁘게 병팔이와 친해지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못 마땅해도 친구로 인정하고 잘 달레고 보살피며 지내는 수 밖에 없다.
병팔이가 내 친구라니까 "이게 뭔 소리여 당신 나이가 몇인데 병팔이와 친구란 말여 ......'
아 .....그렇지 게그멘 김병팔이라고 생각하는 분의 말씀이지......
병팔이라는 개그맨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김경주 형님은 나를 일컬어 '종합병원이라 하셨다.
'고혈압' '백내장' '사경증' '협심증' '전립선 비대' '습관성 변비' '불면증'........
'잇몸 농양증' '뇌경색'......기타 등등까지 합하면 '병구' '병열'이까지 나의 다정한 친구 들일 것이다.
자그마한 녀석까지 다 따져서 시켜주다보면 '병천'이도 있고 '병만'이 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아무리 건강한 친구라하여도
'병일'이나 '병삼'이 정도는 친구로 지낼것이다.
헤어질 수가 없다면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친하게 지내며 잘 달래고 잘 사귀며 친구들의 비위를 잘 맞추어주며
친두들로 인하여 신체적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이 친구들에게 기가 팍 죽어서 벌벌 떨고 지낸다면 친구들은 나를 더욱 괴롭힐것이고 힘들게 할 것이다.
친하게 사귀고 이들의 비위를 잘 맞추어주며 이들이 좋아하는 약을 적당히 주기도 하고
이들을 적당히 속이기도 하면서 내 말을 잘 듣도록 길을 잘 들여야 한다.
나는 이들을 길들이는데 상당히 도가 튼 사람이다.
'병조'가 있어서 내게 놀러 왔다하더라도 나의 의지에 굴복시키고 길들이면 친구가 될 수 있다.
일단 이들에게 기가 죽어버린다거나 무서워서 벌벌 떤다면 이들은 나를 가소롭게 보며 한 없이 괴롭히려 들 것이다.
이들을 사랑하며 절대로 기죽지 말고 친구가 되어 잘 지내면 그들도 나를 아프게 하지 않고 적당히 내 몸 어느 구석에 조용히 자리잡고 살다가 언젠가는 그 중 가장 힘센 녀석 하나가 나와 함께 모두를 천당으로 데려 갈 것이다.
병팔이건 병열이건 병백이라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이들과 친하게 지내며 이들에게 기를 꺾이지 말고 살아가기만 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기자!
달래다!
이들과 친하게 지내자!
병백이도 무섭지 않다는 뱃장으로 살어가지!
아자! 아지! 정일웅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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