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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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향한 그리움

정일웅 찻집 2023. 11. 19. 19:53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순교하신지 177주년 만에 신부님의 성상이 로마 바티칸의 베드로 대성전에 모셔졌다.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이며 수도회 설립자가 아닌 성인 신부로 성상이 모셔진 것도 처음이라 한다.

또 신부님의 성상을 이탈리아 조각가가 아닌 ......한국의 한진석 조각가가 조각한 것도 처음일이다.

 

오늘은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생각이 종일 나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신부님께서 제주도에 표류하여 도착하는 모습

 

 

<성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

                                                      이해인 수녀

200년전 당신이 태어나실 이땅에 오늘은

기도처럼 조용히 가을비가 내립니다.

이세상에 태어나서 만 25년을 머물다 떠난 당신

첫사제로 서품되어 순교할 때까지

눈물과 고통의 시간을 살아야 했던 한국 최초의 사제인 당신 

 

사랑한다는 말도 

존경한다는 말도 당신 앞에 너무 가볍기만 하네요

 

2021년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인물로 빛나는 당신

탄생200주년 기념우표 속에 십자가를 들고 은은히 미소짓는 당신의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존재 자체로 한편의 거룩한 시가되신 당신앞에

새삼 무슨 말이 필요 할지

 

그저 막막하고 무력할 뿐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힘들땐

손수쓰신 편지를 읽습니다.

 

이런 황망한 시절을 당하여 마음을 늦추지 말고

도리어 힘을 더하고 역량을 더하여

마치 용맹한 군사가 병기를 갖추고 전장에 있음같이 하여

싸워 이길지어다

 

당신의 편지는

오랜 세월  지나도

생생하게 빛나는 진리의 목소리로 살아옵니다.

 

요즘의 우리에게 필요한 이 말씀을 새기며 

일상의 싸움터로 나갈 채비를 합니다.

 

눈물어린 눈을 들어 하늘을 봅니다.

 

박해의 칼아래 무참히 스러진 당신의 그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며

오늘은 조금 울어도 되는 지요

 

피묻은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 만으로도 작은 기도가 되겠는지요

박해가 없는 시기를 마음놓고 편히 살면서도

 

신앙의 뿌리가 튼튼하지 못하고 자주 흔들리는 이땅의 우리를 

가엾이 여겨 주십시요 신부님

가장 가까운 이들조차 제대로 사랑하지 못해

답답하고 괴롭기 그지없는 우리를 용서해 주십시요 신부님

 

이웃위해 목숨바칠 준비가 되지못한 우매하고 나약한 우리들이

당신의 편지를 다시 읽으며 새힘과 용기를 얻도록

도와주십시요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서도 상처받고 피흘리며 목숨바칠수 있는

무명의 순교자가 될수 있도록 전구하여 주시기를 청하면서

겸손되이 사랑을 고백합니다.

 

저는 그리스도의 힘을 믿습니다.

비록 여러분의 몸은 여럿이나 마음으로는 한사람이 되어

사랑을 잊지 말고 서로 참아 돌보고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우애를 잊지말고 도우면서

부디삼가고 극진히 조심하여 주님의 영광을 위하고 조심을 배로 더하고 더해갑시다.

 

마음으로 사랑에서 잊지못하는

여러분의 영혼을 위한 큰일을 경영하십시요

200년이 지났어도 20대 청춘으로 살아와

사랑의 길로 모든이를 초대하는 우리의 첫 사제, 첫영웅,  

신앙의 큰 스승이며 늘푸른 큰 애인 김안드레아 성인이시여

이제와 영원히 큰 찬미받으소서

우리도 마침내 당신닮은 성인되게 해 주소소 아멘

 

-이 해인 클라우디아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