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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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봄 비 내리는 정월 대보름 ..............그림 연습하기

정일웅 찻집 2024. 2. 24. 19:41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동네 꼬마들은

정월 대보름 날

저녁

망우리 불이 높이 올라야 풍년이 든다고

가까운 방천가에 마른 나무 끊어 오고

짚다발 훔쳐오고

송판 울타리도 뜯어와서

불을 지르던 시절

빈 깡통에 못구멍 숭숭 뚫고

깡통 위에 철사달아

불붙은 숯 도막 깡통에 집어 넣고

빙글빙글 돌려대면 까만 하늘에 

뱅글뱅글 불동그라미 허공에서 휙휙 돌고

하나

셋에 하늘 위로 불깡통을 던지며

지르던 함성

"망우리야~~!"

동네 빈터 밤하늘 위에 불꽃놀이가 그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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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 얘기를 내가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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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태니컬 덕(?)에 내가 그림을 그려 본다.

 

평교사 시절에 이미 졸업 한 그림이였는데

그 때 좀더 적극적으로 화가에게 그림을 배웠었더라면....

나는 좀 유명한 화가가 되었을 터였는데

한 구멍을 끝까지 파지 못하는 

나의 오만방자하고 경솔하며

용기를 내지 못하였던 성질 때문에

화가가 되지 못하고 말았다.

 

이제는 후회해도 소용없고

새로 시작 할 나이도 아니다.

그냥

시간 때우며 시름 달래기로 도화연필을 끄적거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