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몇 년 만에 최명희를 찾아 갔다.
천변 걷기를 하는 대신 건지산에 가기로 하였다.
점심을 먹고 당구를 셋이서 세판을 쳤기에 좀 피곤하였나보다
걸어서 금암광장을 지나 대학병원 옆 산길을 넘어 건지산 뒷쪽 최명희묘소까지
가는데 발이 피곤하고 약간의 통증이 있었다.
최명희 묘소....송천동에 살 적에는 매일
장덕사 절을 거쳐.... 단풍나무 숲길을 올라...어린이 회관 쪽으로 돌아서
남쪽으로 가면
건지산 기슭에 다소곳이 자리한 최명희 묘소가 나온다.
묘 옆에 최명희의 얼굴 부조가 청동으로 만들어져 살폿이 웃음을 머금은 듯 하고
눈이오나 비가 오나 내가 최명희묘소의 부조를 실장갑 낀 손으로 닦아서 어루 만지며
"오래비 왔다"하고 인사를 하곤 하였었다.
오늘 당구는 나의 마음에 흡족한 결과를 내었다.
점수에 상관 없이
셋이서 쳤기에 개인전이 되었다.
나는 첫 판에 일등을 하였고
두 번째 판도 일등을 하였다.
물론 두사람에 비하여 나의 알 수는 아주 적지만
아무튼 두 고점사들이 열 점도 치기 전에
나는 열점을 다 치고 쓰리 쿠션까지 끝내 버렸다.
세 번째 판에 광열이가 1등을 하여
오병선이 속이 상하게 되었을 거지만 그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오늘 미사 후에
오틸리아 수녀님이 나를 보자고 하였다.
내년 부활때 까지
예수님의 빈 무덤 속에서 무덤 입구의 바깥으로 보이는 경치를 그려 달랜다.
무슨 뜻인지는 알겠지만
물감이 마르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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