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가정의학과 의원은
진북동 우성아파트와 그 주위에 사는 주민들의 집안 병원이고
병원의 물리치료실은
팔,다리, 허리, 목이 아픈 이 동네 노인들의 휴식처이고
만남의 장소이다.
송정약국 옆 출입구에 들어서면 닳고 닳은 나무 계단이 있고
계단의 손잡이를 잡고 스무개 남짓한 꺾어지는 계단을 오르면
계단 끝에 여닫이 유리문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큰키에 진 곤색 반팔 정장을 입은 접수대의 간호사 '최 이정'양이
"어서오세요 아버님"하며 활짝 웃는 밝고 예쁜 얼굴로 나를 맞이한다.
"안녕?~ 잘 있었어?"
"코로나 접종 하시려고요? 어머님은 오전에 다녀가셨는데 오늘은 왜 따로 오셨네요?"
"아! 나는 오늘 친구들하고 바닷가 구경 좀 하느라고..."
나는 주민 등록증을 내어 주고 접종 서류에 기록하는 동안 잠깐 기다렸다.
간호사는 나의 챠트를 찾아서 의사 선생님께 띄운다.
김종민 원장님 컴퓨터에 내 챠트가 뜨면 잠깐 확인하고 환자를 부른다.
'정일웅 님!'...원장실 문 앞에 붙은 작은 스피커에서 조그만 소리로 원장님의 호명 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고 낯이 익은 원장선생님 옆의 의자에 앉는다.
"지난번 독감 예방주사 후에 별일 없으셨죠?"
"그럼요~!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이 번에도 괜찮으실 겁니다. 맞으시고 잠깐 앉아 있다가 이상 없으면 돌아가세요~!"
"네~!" 인사를 하고 막 일어서려는데
"저 잠깐만요~~~"
나는 깜짝 놀라 돌아서려는 발걸음을 멈추고 원장님을 바라 보았다.
원장님은 아무 말 없이 나를 주시 하시더니
"많이 좋아지셨네요.... 얼핀 봐서는 아무도 모르겠는데요~~! 본인도 느끼셔요?"
나는 짐작은 갔지만 시치미를 뚝 떼고
"뭘요~???"하고 되물었다.
"아! 사경증이 많이 좋아지셨는데 못 느끼셨나요?"
"정말 좋아진것 같아요?:"나는 반갑게 되물었다.
"제가 보기에는 많이 좋아지셨는데요....얼핏 봐서는 눈치를 못채겠는데요....."
"아 감사합니다. 석달 전 쯤 보톡스 주사를 맞았었거든요
전에는 한 번도 효과를 못 봤었는데 이 번에는 맞는 즉시 느낌이 있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점점 좋아지면 좋겠네요!"
원장선생님의 축복의 말이 너무나 고맙다.
아!
자기의 전공 과목도 아니고 전북대학교의 신경과에서 치료를 받았었는데
처음 사경증이 발병하고 몇 달 후에 김종민 원장님께
사경증에 대하여 상의 말씀을 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러니까 5년도 더 전의 일이었다.
그 것을 잊지 않으시고 내가 올 때 마다 나를 관찰하셨던 것이었다.
정말 환자들을 가정의 아버지가 자식을 걱정하듯
모든 방면에 알아서 신경을 써 주시는
훌륭한 원장님이시다.
주사실에서
최이정 간호사가 '모더나' 백신을 나의 오를 팔에 접종해 주었다.
"예쁜 사람이 주사하니까 더 안 아프고 좋네"
이 말을 듣고 웃어주는 간호사가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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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겨우 옷을 적실 정도의 비이다.
길주의 차에 나와 광래가 타고 부안의 산골에 37년 전통의 바지락 죽 전문 식당으로 갔다.
오늘은 손님이 별로 없었지만
맛있게 잘 먹고
새만금 방조제 길을 달려 군산쪽으로 갔다.
이슬비가 곱게 내리고 있는 새만금의 방조제 길은 꿈길 같은 느낌을 주었다.
곱게 직선으로 뻗어있는 방조제 길....
방조제의 직선으로 뻗어 있는 이 길은 안개 속으로 곧게 뻗어
소실점을 만들며 안개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수평선이 보이지 않게 아스라이 안개에 휩싸인 서해의 바다.....
은하철도 999를 타고 우주를 유영하면 이런 기분일까?
생각하니 행복해 졌다.
그 꿈같은 길을 빠져 나오니 비응항에 도착하고
우리의 차는 군산 시내를 달리고 있었다.
군산의 명소 '이성당'빵집에 들렸다.
단팥빵 30개를
10개씩 포장하여 세개를 만들고
광래 한 봉
길주 한 봉
나 한 봉...이렇게 선물을 하였다.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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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6시 반에 우리 레지오가 주관하여 묵주기도를 바치는 날이다.
로사리오 성월인 10월의 성모님께 드리는 묵주기도...
5월 성모성월 밤 묵주기도에는 내가 빠지지 않고 잘 나갔었는데
10월에는 잘 참석하기가 힘들어 진다.
내가 게을러 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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