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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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소년이 온다....다 읽었음

정일웅 찻집 2024. 11. 18. 19:06

1980년 5월.....내가 임실고등학교에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

전두환이 세상을 두렵게 하던 그 시절

성당에서 聖母聖月을 맞아 성모님께 기도를 열심히 드리던 달

나는 임실에서 살았으며 성당에서 신부님을 도와서 열심히 일하던 때였다.

 

임실은 전주에서 터미널을 떠난 광주행 버스가 전동에서 사람을 싣고

신리, 남관, 관촌, 임실역, 임실 터미널,을 지나 청웅, 갈담, 덕치,를 지나

순창에서 쉬었다가 광주로 가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에

임실에서 광주로 출퇴근을 하던 지인이 있었는데 

순창을 지나 광주 입구에서 검문 검색이 심하고 

버스의 시간을 지키지 않고 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얘기를 할 때 였다.

 

작가 '한강'은 작품을 읽는 동안

내가 현장에서 광주를 빠져나오지 못한 이방인이

정말 광주의 현장에 살아서

죽음을 눈앞에 둔 것 같은 긴장과 공포의

생생한 느낌을 살리는 환상의 그 무서움에 나를 매몰시켜 가고 있었다.

 

소설가는 참 대단한 사람이다.

한강 작가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다.

글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쩌면 그렇게

생생하고 가슴저리게 

표현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눈도 침침한데 읽다가 중단 할 수가 없도록 책 속에 빠져서

심적 고통과 연민과 처절함, 공포, 증오로 심장이 뜨거워지며 

한없이 아프기도 하며 눈물이 나서 한 동안 마음을 가라 앉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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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태가 점심을 산다면서

광래 길주 운기가 나를 데리러 집앞까지 와서

별수 없이 책을 읽다가 덮고서 '봉동 향수원'에 오리 주물럭을 먹고서 집에 와

운동도 하지 못하고

책속에 다시 푹 빠져서 저녁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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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사건....'이별하지 않는다'는 좀 쉬었다가 읽어야 하겠다.

'한강'작가의 책은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지 않고는 안되게 하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눈이 좋지 않은 나의 건강을 생각하여서 한 참 쉬었다가 읽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