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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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금상동 성당 장인,장모 연미사드림

정일웅 찻집 2025. 11. 1. 17:48

11월이 왔다.

가슴 벅차게 맞이했던 시월이

너무 빨리 가벼렸다.

시월의 마지막을 낭만적으로 보냈다면 좋았을 것을

 

친구들 네명은

길주가 아프는 바람에

애닲은 마음과 안타까움에 

충격을 받고 걱정과 두려움에 

정신없이 보내고

또 11월을 맞았다.

 

길주의 현재 상황이 어떠한지 

길주 부인에게 전화로 묻기도 어렵다.

 

집에서 나와 모래내까지 걷고

모래내 시내버스 승강장에 앉아서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시내버스를 타고 내려서 또 걸어도

이제 창피하지도 않고,

슬프거나 비참한 생각도 들지 않는다.

 

오늘은 나의 장인 어르신 '최정태'(베드로),와 

장모님 '박시약씨(마리아)의 연령을 위하여

금상동 성당에 가서 연미사를 드렸다.

 

금상동 성당의 사무장 오경진을 만나서 연미사 접수를 하고

경진이가 많이 의젖해지고

얼굴도 핸섬한 멋진 신사가 되어 있었다.

 

성당으로 올라갔다.

 

'박종충(레오)'신부님께서 금상동 본당 신부님이셨다.

젊으신 분이지만 납골 성당의 신부님답게 미사의 집전도

차분하고 가라앉은 낮은 토운의 목소리와

엄숙하고 진지한 표정,

미사를 드리는 조용하고 의젓한 경본의 낭독 소리

결코 납골 성당이 아니면 들을 수 없을 것 같은 신부님의 강론 말씀

모두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다.

 

예전의 신부님들 미사도 좋았었겠지만

오늘은 특히 성당을 가득메운

슬픔을 가슴에 품고 있는 가족들의 마음에

위로를 주는 강론 말씀....모든 것이 경건하고 좋았다.

 

미사 후에 성시간이 바로 이어졌다.

공의회 이전에는 '성체강복'이라고 했었다.

내가 전동성당의 성가대원이었던 때는

딴뚬에르고, 오살루 따리스...모든 성가가 리틴어 성가였었는데

성가책 악보를 보면 아직도 한글 가사 아래에

라틴어 가사를 적어 두어서 

지금도 다 외우고 있는 가사라서 친근감있고 그리움에 젖어

속으로는 라틴어로 성가를 부르고 있었다.

 

사무장 (오경진)이 독서 낭독을 하였고

해설하는 여자 교우의 능력도 대단한 분이었다.

 

성시간이 끝나고 나서는 삼종경을 바쳤다.

 삼종경이 끝나고

교황님의 지향으로 영광송을 세번 하고 끝을 맺었다.

 

오랜만에 경건한 의식을 거행한 것처럼

마음이 가라앉고 정신이 맑아진 것을 느꼈다.

 

거양성체를 할 때에 치는  

종소리....

그 종의 맑고 청아한 울림과 오랜동안

지속되는 맥노리의 긴 여운이

아름답고 인상적어서 지금도

그 맥노리가 나의 귓속에 살아서 돌고 있는 것 같다.

 

시내버스를 타고 모래내에서 내려

걸어서 집에 왔다.

 

아내가

피자를 원하여서 

지정환임실 불고기 피자 한 판을 주문하고

배달 받아서 점심으로 대신하였다.

 

반은 먹고 반은 다음 점심으로 

남겨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