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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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김장 완성해서 보내기

정일웅 찻집 2025. 11. 20. 19:01

아침 9시 반

우성상가의 문이 열리고

다대기를 갈아주는 기계가 있는

지하 1층 반찬 가게로

다대기 재료(마늘 생강 양파 배 새우젖 )를 담은 그릇을 

끌개에 싣고 갔다. 

상가에는 손님이라고는 한 사람도 없고 이제 가게는 막 문을 여는 시간이다.

 

곱고 미인인 가게 주인은 내가 가면 

내 모습만 보고도 기계에 스위치를 켠다.

다대기 갈러 온 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우성상가의 첫 손님이다.

.............

얼마 드리면 됩니까?

팔천원입니다.

"첫 손님이니까 그냥 만원 받으세요"

고맙다는 말 대신 웃어준다

 

어제 끓여 놓은 죽이 다대기의 모체가 된다.

이 죽을 다라이에 부어 놓고 죽 그릇 안에 

고추가루, 다대기 , 액젓, 기타 조미료를 넣고 나면 김장 준비 끝

 

저림 배추에 물이 적당히 빠지고

김치 담기에 적당한 수분상태로 된 

배추의 잎 사이사이에 다대기 양념을 버무리는

아내의 신들린 손 놀림으로 김치는 만들어져 간다.

배추김치가 한포기 한포기 버무림 틀 밖에 나열되어 줄을 선다.

 

막둥이에게 보낼 그릇에 꽉 찰 만큼 됐으면 

보낼 김치 통에 배추김치 포기를 볶은 깨를 뿌려가며

차곡차곡 넣어서 한 통을 만들고

 

또 둘째에게 보낼 플라스틱 김치 그릇에 차곡차곡 한 통을 만들어 낸다.

한 통이 완성되면 내가 할 일은

랲으로 김치 윗면을 덮고

뚜껑을 닫아 스치로플 통 속에 넣고

스치로플 뚜껑을 닫기전

플라스틱 통 양편에 얇은 얼음판 주머니를 넣고

스치로플 뚜껑을 닫은 후에

튼튼한 종이상자에 넣어서

넓은 포장 테이프로 종이상자의 뚜껑을 잘 봉하면 끝이다.

 

막둥이와 둘째의 이름과 주소를 쓴 라벨을 만들어

오후 3시 이전에 우체국에 가져가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막둥이는 12Kg, 둘째는 14Kg

 

내일이면 집까지 배송이 완료 된다.

 

보냈다는 문자를 받은 막둥이, 둘째 며느리들이

좋아서 고맙다는 전화를 아내에게 보내고 정다운 대화를 

나는 옆에서 엿듣는 게 즐거움이다. 

 

큰 아들은 자기가 김치를 직접 담그는 기술을 터득하여

김치를 보내지 않아도 된다.

 

이제 둘째 셋째도 젖을 떼듯 김치에서 해방되어야 하는데

아내의 모성애가 지극하여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다.

 

해바라기  전정숙과 문소영에게 

맛뵈기 김치를 보냈다/

맛있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항상 그래왔었다.

해바라기는 아내에게 '김치 달인'이란 호칭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