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홀로 치과의원에 가게 하고
나는 친구들과 당구 모임을 한다고
일찍 집에서 나와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당구장에 갔다.
내가
대학병원에 갈적에는
항상 아내가 따라와서
접수도 도와주고
혈압측정을 할 때 졈버를 들어주고
혈압기 옆에서 버튼을 눌러주며
아기 보살피듯 배려해 주는데
나는 아내가 어느 치과에서 치료를 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중화산동의 어느 치과에서
오늘은 임플란트 작업의 첫 단계를 한단다.
틀림없이
무척 아프고 피나고 무서울 텐데
남편이 가까운 곳에서 기다려 준다면
얼마나 든든하고 위로가 될까?
그런데 나는 아내를 홀로 치과에 보내고
친구들과 당구를 치며 놀다 오다니...
아~! 얼마나 이기적이고 나쁜 남편인가?
이 시간 쯤이면 공포와 고통의 시간이 지나고
지친 심신으로 집으로 돌아 올 시간인데
나는 집에 있으면서 아내에게
전화 할 용기가 나질 않는다.
나쁜 남편이다.
이런 남편을 위해서 아내는
평생 자기의 모든것을 희생하며
나와 나의 어머니와
내 여동생들과 누나와 조카들까지
먹여 살리고 보살피느라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흐렸으며
속상하고 아픔을 참느라고
애간장이 얼마나 탔을까?
다섯시가 넘었다.
가슴조리며 전화를 해 보았다.
받지 못한다.
밖은 어두어지기 시작하였다.
내 가슴이 멍먹해 진다.
아 나는 얼마나 이기적이고 나쁜 사람인가.
. .
..
..
대문에 번호키를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아내가 왔다.
후다닥 대문으로 나갔다.
아내가 문을 열고 들어 왔다.
손에 들고 들어오는 게 많다.
아내는 말을 하지 못하고 손짓과 눈으로 말을 한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부엌 탁자위에 내려 놓는다.
햇반 한개...
본죽 한 그릇.....
.
.
세상에 나의 착한 아내는
나에게 저녁 밥을 먹이려고
본죽을 사고
신라면 큰 것을 사 왔다.
손과 눈짓으로
나 혼자 이 것으로 저녁 식사를 하라는 말이다.
기가 막히게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염치가 없다..
자기가 그토록 아프고 힘드는 중에도
내 저녁밥을 사가지고 오다니......
눈물이 핑돌고
목이 메여 말을 할 수가 없다.
아~~! 착한 나의 아내 프리스카!!!!
고맙고 미안하고 염치 없고
자꾸만 눈물이 나오네.........
하느님!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내는 지쳐서
침대에 누어 있고 나는 여기까지 쓰고 아내가 사 온 저녁식사를 해야 하겠다.
...................
아내가 오늘 그 어금니 뿌리를 세개나 뽑고 왔단다.
다행히 지금 피가 나오지는 않는 상태인가보다.
아내는 '클로그렐'을 먹지 않으니까 지혈은 바로 되었나 보다.
내가 저녁 밥을 먹고 있을 때 아내가 나왔다.
의사선생님이 젊으신데 아주 친절하다고 한다.
"오늘 저녁 일곱시 쯤 전화를 드려 볼게요"하더란다
아내가 나와서 내가 저녁을 먹는 곳에 와서
이제 피가 갠것 같다고 말을 하며 한참을 있더니
"아직 피가 안 갰어!!!!~"하며 놀라면서 말을 한다.
"빨리 다시 거즈 물고 누어서 가만히 있어
선생님이 일곱시 쯤 전화 한다는 말은
일곱시 쯤 돼야 피가 개는 가봐"
아내는 다시 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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