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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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나는 나쁜 남편.....................................아내 혼자 치과에 갔다.

정일웅 찻집 2025. 12. 15. 17:59

아내 홀로 치과의원에 가게 하고

 

나는 친구들과 당구 모임을 한다고

일찍 집에서 나와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당구장에  갔다.

 

내가

대학병원에 갈적에는

항상 아내가 따라와서

접수도 도와주고

혈압측정을 할 때  졈버를 들어주고

혈압기 옆에서 버튼을 눌러주며

아기 보살피듯 배려해 주는데

 

나는 아내가 어느 치과에서 치료를 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중화산동의 어느 치과에서

오늘은 임플란트 작업의 첫 단계를 한단다.

 

틀림없이

무척 아프고 피나고 무서울 텐데

남편이 가까운 곳에서 기다려 준다면

얼마나 든든하고 위로가 될까?

 

그런데 나는 아내를 홀로 치과에 보내고

친구들과 당구를 치며 놀다 오다니...

 

아~! 얼마나 이기적이고 나쁜 남편인가?

 

이 시간 쯤이면 공포와 고통의 시간이 지나고

지친 심신으로 집으로 돌아 올 시간인데

나는 집에 있으면서 아내에게

 

전화 할 용기가 나질 않는다.

나쁜 남편이다.

이런 남편을 위해서 아내는

평생 자기의 모든것을 희생하며

나와 나의 어머니와 

내 여동생들과 누나와 조카들까지

먹여 살리고 보살피느라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흐렸으며

속상하고 아픔을 참느라고

애간장이 얼마나 탔을까?

 

다섯시가 넘었다.

가슴조리며 전화를 해 보았다.

받지 못한다.

밖은 어두어지기 시작하였다.

 

내 가슴이 멍먹해 진다.

아 나는 얼마나 이기적이고 나쁜 사람인가.

. . 

..

..

대문에 번호키를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아내가 왔다.

후다닥 대문으로 나갔다.

아내가 문을 열고 들어 왔다.

 손에 들고 들어오는 게 많다.

 

아내는 말을 하지 못하고 손짓과 눈으로 말을 한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부엌 탁자위에 내려 놓는다.

 햇반 한개...

본죽 한 그릇.....

.

.

세상에 나의 착한 아내는

나에게 저녁 밥을 먹이려고

본죽을 사고 

신라면 큰 것을 사 왔다.

손과 눈짓으로

나 혼자 이 것으로 저녁 식사를 하라는 말이다.

기가 막히게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염치가 없다..

자기가 그토록 아프고 힘드는 중에도

내 저녁밥을 사가지고 오다니......

눈물이 핑돌고

목이 메여 말을 할 수가 없다.

아~~! 착한 나의 아내 프리스카!!!!

고맙고 미안하고 염치 없고 

자꾸만 눈물이 나오네.........

 

하느님!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내는 지쳐서 

침대에 누어 있고 나는 여기까지 쓰고  아내가 사 온 저녁식사를 해야 하겠다.

...................

아내가 오늘 그 어금니 뿌리를 세개나 뽑고 왔단다.

다행히 지금 피가 나오지는 않는 상태인가보다.

아내는 '클로그렐'을 먹지 않으니까 지혈은 바로 되었나 보다.

 

내가 저녁 밥을 먹고 있을 때 아내가 나왔다.

의사선생님이 젊으신데 아주 친절하다고 한다.

"오늘 저녁 일곱시 쯤 전화를 드려 볼게요"하더란다

아내가 나와서 내가 저녁을 먹는 곳에 와서 

이제 피가 갠것 같다고 말을 하며 한참을 있더니

 

"아직 피가 안 갰어!!!!~"하며 놀라면서 말을 한다.

 

"빨리 다시 거즈 물고 누어서 가만히 있어

 선생님이 일곱시 쯤 전화 한다는 말은 

일곱시 쯤 돼야 피가 개는 가봐"

 

아내는 다시 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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