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불렀어도
오늘은 집에서 할 일이 있어서 아내와 함께 보내기로 했다고 말하고
아내의 마음을 위로하여 주기로 하였다.
아내가 장기를 배우더니 시간만 나면 장기를 두자고 졸라댄다.
나는 되도록 아내의 마음에 기쁨을 심어주기 위하여 져 주는 길을 택한다.
아내는 나를 이기면 무척 행복한 모양이다.
아내가 좋아하면 나도 기분이 좋다.
11시 경에 아내와 둘이서 숲정이 성지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고
천변의 다가교 근처로 산책을 하기로 하였다.
어제보다 더 따뜻한 봄 날이라서 내가 입고 간 옷이 좀 덥다는 느낌이었다.
아내와 둘이서 걸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행복하다.
아내는 나에게 봄 같은 여인이다.
둘이서 말없이 걷기만 하여도 정신적 교감은 물 흐르듯 이루어 지고 있다.
나는 묵주 기도를 바치며 걷고, 아내는 방송대학교 학과 강의를 듣는다.
걷다가 내가 쉬고 싶으면 쉬고 목이 마려우면 준비해 간 물병의 물을 마신다.
흐드러지게 피어 연한 분홍색으로 군락을 이룬 방천 가의 벗꽃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꽃 아래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꽃나무 아래에서 앉아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반짝반짝 작은 별> 같은 개나리의 군락이 방천 둑의 경사면에 흐드러지게 피어 벗꽃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도록 한다.
벗꽃으로 인하여 개나리도 그 샛노랑이 더욱 돋보인다.
제비꽃, 할미꽃이 피고 이름도 모를 작은 꽃들이 벌 나비를 유혹하고 있어도 아직 벌 나비는 얼씬거리지
못한다.
작고 앙징스럽고 예쁜 연한 남색의 '개불알 꽃'이 정말 귀엽다....누가 이름을 이렇게 지었을까?
개불알은 닮지 않았는데
벌 나비들은 아직 잠에서 덜 깨었나? 아직도 봄이 온 줄 모르고 있나?
아마도 내일 모레 쯤이면 모여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은 그 절정이 부활주일이다.
솔내 성당에서 성가대 지휘를 할 적에 국악 미사곡을 가르쳐서
1년 정도를 국악미사로 한 적이 있다.
나는 국악미사곡을 무척 좋아한다.
우리 성당 지휘자 '주진수'도 국악 미사곡을 좋아한다.
자기의 사업으로 잠시 떠나 있던 성가대에 그가 복귀한 다음 처음 만났을 때
"여! 주 지휘자가 왔으니 국악성가 부를 수 있겠네!"하고 말하였더니
한 달도 못 되어 국악성가를 하기 시작하였다.
국악성가를 작곡한 사람이 우리 '장상호'신부님과 신학대학 동창이라는 말을 하신 것 같다.
'장상호'신부님도 국악성가를 좋아하시는 것 같다.
오늘 처럼 비 바람만 조용하다면 부활주일까지도 꽃들이 피어있지 않을까?
그대로 피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래본다.
내일 저녁 때에 덕진 구청에서 '벗꽃 축제'를 한다고 아파트의 스피커 방송을 한다.
몇 년 전인가? 내가 에델바이스 악단의 지휘를 할 적에
덕진 구청의 벗꽃 축제에 악단을 이끌고 색소폰와 플룻 키보드와 드럼의 합주 공연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나를 알아보고 무대 뒤로 찾아와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던 기억이 난다.
덕진공원의 연꽃 축제 때에도 내가 지휘하는 가톨릭 색소폰 동호회원이 출연하였던 적도 있었다.
지휘를 하면 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이젠 악단 활동을 그만두는 노인이 되었으니
옛날의 일들은 모두 추억속에 아련한 기억으로 만 남아있다.
내일은 아내가 최덕자의 병원 진료를 돕고자 동행하기로 하였나보다.
병원 진료가 끝나면 전정숙, 그 조카들과 같이 점심을 하려는 모양이다.
날더러 친구들 만나서 점심 먹고 들어 오라고 당부한다.
내 생각으로는 내일 십자가의 길과 미사를 마치고 친구들이 만나자면 만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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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트웨인의 '톰소여의 모험'....어린이를 위한 명작 소설을 들었다.
요즘 내가 자꾸만 어린시절에 읽었던 명작 소설을 듣고 싶어진다.
늙으면 아 된다는 옛 말이 틀림이 없는가? 나이가 80이 되니 자꾸 마음이 어려지는 것 같다.
영혼은 순수해 지고 교회에 더 열심하여지고 기도도 더 많이 더 절실하게 하여진다.
이렇게 죽음을 준비하는것 같다.
'정연희' 총무에게서 세족례에 역대 사목회장들의 발씻김 예절에 참석 여부를 물어와서
참석한다고 답하였다.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도 복사하여 나의 일기에 붙여지는가 실험하기 위하여
예쁜 아가씨 사진을 복사하여 붙여 보았다.
어디서 무얼 하는 아가씬지는 몰라도 참 풍만하고 예쁜 아가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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