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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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숲정이 성당, 애령회장 최종수(비오)

정일웅 찻집 2023. 4. 1. 20:33

오늘 애령회 월례회가 있었다.

회의가 끝나고 점심식사는 '마이골'에서 돼지 갈비 전골'로 하였다.

 

숲정이 성당 애령회원은 대부분 칠팔십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다.

연도를 노래 할 때 음정이 통일되지 않아서

비신자들이 들으면 무척 듣기 싫은 소음으로

기도인지 아우성 소리인지 분간하기 힘이 들것만 같다.

아무리 나 혼자서 한 음정으로 통일을 시키려 하여도

음정의 통일을 이해 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아서

장마비에 울어대는 논베미의 깨구락지 소리 같기만 하다.

아무리 듣기 싫은 소리로 연도를 하여도

애령회장은 한 마디도 불평하지 않는다.

 

막상 초상이 나서 연도를 하러 갈 때에는 몇명 나오지 않다가도

월례회를 하고 식사를 하는 때면 무척도 많은 회원이 모인다.

물론 교회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이 돌아가셨거나 할 때는 많은 회원이 나온다.

하지만 낯이 선 교우의 초상 때면 열심히 참여하는 몇몇이 모여 연도를 할 뿐이다.

남자 회원은 그나마 적어서 입, 출관 예절에는 남자 한 둘에 여자회원들 칠,팔명에 불과하다.

 

누가 뭐래도 우리 성당의 제일 보배는 

현 애령회장 '최 종수(비오)'씨 이다.

그는 절대로 회원들에게 연도 참여를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나오는 모든 회원들을 어떻게든 차로 모셔간다.

연도 할 신자들이 많이 모이면 

그는 두 번이고 세번이고 성당에서 장례식장까지 봉고차를 운전하여 연도하러 오는 사람을 모두 실어 나른다.

애령회장이 낯을 붉힌다거나 회원들에게 불평을 하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는 聖人같다.

성당에서 사용하는 전기 기구나  앰프나 모든것을 척척 수리하고 잘 조절하고 고쳐서 쓸 만한 것은 모두 스스로 다 해결하는 능력자이다.

그는  공대 전기과 출신으로 공업고등학교 전기과의 교사였다.

자동차 운전에서 성당의 각종 기물의 사소한 고장은 스스로 척척 수리를 할 줄 아는 전기 기술자이다.

아무리 많은 일을 하면서도 낯을 붉히거나 불평을 말하는 일은 절대 없다.

항상 웃고 겸손하고 친절하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

 

사람이 많아서 봉고차에 넘치면 봉고차 운전을 사무장이나 다른 회원에게 맡기고 자기의 승용차로 모셔간다.

그의 승용차는 성당의 차나 똑 같이 이용하면서도 회비에서 기름을 넣어 준다고 말하면 절대 응하지 않는다.

최종수 비오가 화내는 얼굴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는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할머니 들이 자기 집으로 와서 '나 좀 싣고 가 주세요'라고 말하면 불평 한마디 없이

그의 집까지 가서 그를 싣고 온다.

연도가 끝나고 성당으로 돌아 올때에도 어떤 할머니가 염치도 좋게

" 비오씨 ! 나 다리 아픙게 우리집으로 돌아서 내려 주고 가요!"라고 말 해도

"알았어요 !"하고 친절하게도 그 집 골목앞까지 돌아서 내려주고 성당으로 간다.

 

나 참! 세상에 살다 살다가 그렇게 착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는 본당의 모든 신자들의 집안 사정이나 가족 사항까지 거의 다 알고 있다.

누가 열심하고, 누가 잘 살고, 누가 가난하고, 누구의 가정에 애로 사항이 있는 것까지 모두 다 꿰고 있다.

그는 우리 성당에서 

사목회장을 하여도 열 번은 더 했을 사람이다.

그러나 사목회장을 하라고 어느 신부님이든지 모두 권하여 보지만 

그의 겸손은 절대로 응하지 않고 "내가 아니면 애령회장을 누가 하게요"하며 명예직에는 손톱만큼도 관심이 없다.

 

그는 거의 80에 가까워진 나이지만 건강하고 총명하고 진실하고 믿음직하고 모든일에 만능이다.

그가 숲정이 성당에 있는 한 애령회는 건전하게 잘 운영 될 것이고

그가 있는 한 우리 성당에 부임한 신부님들은 행복할 것이다.

숲정이 성당의 애령회장 '최 종수' 비오.......

건강하게 잘 살면서 우리 성당의 애령회를 위하여 오래토록 좋은 일 많이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