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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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드디어 찾아 온 겨울 '눈 내린 날'

정일웅 찻집 2023. 12. 16. 19:01

어제도 오늘도 비가 계속 내리더니

오늘 드디어 기다리던 눈으로 변하였다.

어제와 그제 왔던 비가 눈이었었다면 온 천지는 아름다운 눈세상으로 만들어 졌을 터인데

계속 내리던 비가 눈으로 바뀌니 하늘에서만 눈이요

땅에 닿자마자 물로 변해버려서 조금 아쉬웠다.

내가 왜 이토록 눈을 사랑하는지.......

눈이 왔을 때

이영태와 같이 설경 소재를 찍는다고

니콘 카메라에 필름 두 상자를 사서 차에 싣고 다니며 부안 격포 등지로 돌아다니던 추억.....

 

등산화에

화구를 짊어지고 지리산 와운리까지 올라가서 눈 밭에 앉아서 이젤을 펴고

와운리의 초가집을 그릴 때 동내 주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 두명이 나의 그림그리는 현장까지 와서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보면 몰라? "

"여기를 측량해서 뭐하시려는 겁니까?"

"뭐라고?"...."내가 측량하는 사람 같으요?"

"당신 대한민국 경찰이 맞소?"

"주민 신고를 받아서 왔습니다. "

"화가가  설경을 그리는 것을 아....보면 모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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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난다.

그 시절이 그리워 진다.

젊음이 그리워 지는 것이겠지

초임지 시절의 겨울 어느 날

하운암으로 가는 밤재가 있는 산 속에 있는

강대울에서 사는

종석이 부모의 초대를 받고

산을 올라가서 

저녁 식사를 하고 나니

어느 새 눈이 소복이 내려와서

 

눈이 쌓인 산을

저녁에 윤정자 선생과 같이 내려오며 

쌓인 눈에 미끄러지고 넘어진 윤 선생을  일으켜 세워

손을 잡고 산을 내려 오던 그 초임지....순수했던 나의 영혼

학석초등학교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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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주일

레지오 연차총친목회를 하는 날.....

친목회가 끝나면

합동 판공성사를 보는 날이다.

나는 어제 판공성사를 봤기에 마음이 홀가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