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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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해 주는 애령회원에 대한 가족의 예의

정일웅 찻집 2023. 12. 18. 18:28

박양선 루시아(83세)님 선종...,시티장례식장 201호

애령회 상임 위원들 십여명이 입관식에 참여하고 기도하였다.

처음 가보는 장례식장이었다.

요즘 새로 짓는 장례식장은 넓은 주차장에 아름다운 현대식 건물로 호텔같은 느낌이 들도록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오늘 처음 가 본 시티장례식장도 그러했다.

 

입관예절을 끝내고 2층으로 올라가서

빈소 앞에서 연도를 드렸다. 모두 소리를 잘 맞춰서

연도가 깔끔하게 잘 되었다. 나도 목소리가 잘 나왔다.

 

한 시간이 넘게 노래로 입관예절과 연도를 드리고 나면 목이 마르고 입이 텁텁해 진다.

상주는 고인을 위하여 기도해 주는 신자들에게

"고맙습니다. 수고하셨는데 음료수라도 한 잔 들고 가시지요"하고

인사하는것이 예의를 지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집 가족들의 표정을 보니

부의금도 내지 않고 기도만 하고 가는 사람들이

행여 테이블에 앉을 가봐 경계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이었다.

 

한 사람도 기도하러 간 우리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는  한 사람도 없었다.

 

오늘 루시아씨의 가족들의 모습은 싸늘한 그런 사람들이었다.

연도를 마치고 빈소를 나오는데

행여 우리들 발걸음이  식탁 쪽으로 향할까봐 염려하는 듯

식구들이 주루룩 나와서 식당 쪽을 가로 막기라도 하는 듯 늘어 서서

빨리 가주기를 바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렇게 느끼면서

참으로 예의가 없구나.....하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들은 음료수라도 마시고 가시라고 극구 권하여도

먹지 않고 나오는 사람들이다.

 

헛 인사라도 '수고 하셨습니다'하고

'음료수라도 한 잔 씩 하시고 가시죠'....라고 하는게 예의라고 누군가가 가르쳐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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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관을 마치고 아내와 나는 성당에서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천변을 걷기로 하였다.

추운 날씨였지만 완전 무장을 한 터라서 묵주기도를 하면서 정코스를 돌아서 집으로 들어 왔다.

내일 출관과 장례미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