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등대찻집에 오심을 환영합니다.

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함박눈 내리는 날

정일웅 찻집 2025. 2. 7. 15:21

오랜만에

함박눈이 내렸다.

밤새 쌓안 눈이

발목까지 왔는데

먼 하늘에서

소리없이

쏟아져 내리는 무수한 꽃잎들

향기없는 꽃잎들이

소리없이

대지위를 덮는다.

 

하얀 눈꽃

아파트 11층 창가에

의자를 놓고 앉아

유리창 문을 열고 있으니

수줍은 눈 꽃잎들이

내 무릎 위에 내려 앉아

하늘에 간 

내 엄마 아빠 영태 대홍,

지정환 신부님,

'문명'이 소식을 전하며 

눈물되어 내 맘으로 파고 든다.

 

눈 쌓인 길 위에 택시를 타고 

송천동 '상아 치과'에 갔다.

실밥을 뽑은 곳에서는

출혈이 없었다.

 

올 때는 970시내버스

모든 차들이 조심조심 기어   간다.

 

차창에 쌓이는 눈을 걷어내는

윈도블러시의  손짓이 빨라지고

찻 속에 앉아 있는 나의 도도함은 

대왕님이라도 된 기분이다.

 

한국은행에서 내린

엎어지면 코닿을 우성아파트

눈쌓인 골목을 살살 걸어

엎어지면 코 닿을 길도

멀기도 멀었다.

 

눈다운 눈을 보긴 글렀다고

12월을 보내면서 볼맨 불평을 했던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눈발은 신나게 내리고 있다.

멋있는 우리나라

아름다운 삼천리 반도

 

 

 

'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른 무릎 관절에 힘이 빠졌다.(출혈의 영향이다)  (0) 2025.02.06
임지현 내과  (0) 2025.02.05
惡夢  (1) 2025.02.04
아프고 나서 나들이  (0) 2025.02.03
박민호 펠릭스 신부님  (1) 2025.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