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 소나기가 세차게 쏟아지고
다시 하늘이 맑다.
화단 가장자리에
드문드문 키가 다 큰 꽃무릇이
외롭게 피어 있다.
상사화는 집단으로 많이 피어있어야
감동을 준다.
아내는 새로운 길을 좋아하여
오늘 코스는 숲정이 성지(聖地)를 포함하여 새로운 길을 개발하였다.
아파트 문을 닫으면 바로 묵주기도가 자동으로 시작된다.
구청 정문으로 나가서 빽다방 앞길,
남쪽으로 가면
태평 아이파크 아파트, 서쪽 길에서
숲정이 성지를 만나게 된다.
가랑비가 내리는
고즈넉한 성지에
하늘 향해 팔들을 쭈욱 뻗어
물을 받는
잔디위엔
텅 빈 고요가 가득 차있었다.
아내와 나는 저절로 경건한 마음이 되어
성지의 큰 십자가 앞에서 주모경을 바치고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받쳐 드렸다.
보슬비는 내리고 비맞은 잔디밭을 걸으며
구형(球形) 오석(烏石)에 청동 부조로
수난의 길을 표현한 예쁜 14처 앞에서
홀수 짝수로
기도 선창(先唱)을 번갈아 드리며
각 처로 옮겨 갈 때에는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속에 주님상처 깊이 새겨주소서---'노래도 큰 소리로 불렀다.
우리의 노래는 고요한 성지 경내에 수정으로 조각된
투명한 음표가 되어 잔디밭에 깔려 내렸다.
성지 밖으로 나와서
아이파크 남쪽 정문을 지나
태평동 농협 4거리에서
태평공원으로 가서
공원 분수대를 한 바퀴돌고
나와서
우성아파트로 오는 길이
새롭게 개발한 <거룩한 걷기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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