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해는 떴고 하루가 흘러간다.
살아 있음으로 아내와 장기를 둔다.
한번은 이기고 한번은 졌다.
아내가 그냥 만족하려 애 써주니 고맙다.
전화 벨이 울린다. 길주다.
"어~! 나다~!"
"야~! 광래가 온단다."
"알았어... 니가 와라~!"
"그려 내가 갈게"
전화를 끊었다.
"무슨 전화가 그래?"아내가 말한다.
"인제 긴 말이 필요 없어 쩍허먼 입맛이여"
....................................
아중리에서 편의점 커피를 빼먹었다.
'주희'는 밤새 일하고 아침에 들어갔단다. 알바하는 아가씨가 말 한다.
헛개차 한병을 카운터로 가지고 갔다.
"이건 one plus one인데요"한 병은 안 팔고 두 병씩 판다는 얘기다.
음료수 냉장고에 가 봤더니 헛개차가 안 보인다.
안 보인다고 했더니
아가씨가 와서 찾아주었다."천이백오십원입니다"
이천원을 주고 동전을 거슬러 받았다.
..............................................
셋이 모여도 딱히 갈 곳이 없다.
'어디 갈꺼나?"
"걍 암디나 니 맘때로 혀라"
"오수쪽으로 혀서 한 바꾸 돌다 오자"
"의견축제 헌다는 말이 있던디...."
오수에 가서 원동산 앞 한식 뷔페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다.
오수 장날이라서 식당에 손님이 많았다.
주민들은 '의견축제'에 대한 것은 아무도 모르고 관심도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밖에 나오니 주인인듯 보이는 영감님이 불편한 다리를 끌고
식당 앞 화단의 화분을 다듬고 있었다.
우리와 엇비슷하게 늙은 영감이다.
길주가 말을 붙여 화분의 꽃이름을 물어 보고
나이도 물어 봤다.
아직 80도 못 되었다.78세란다.
"건강들 하시네요....저도 다리만 이렇지 아직 건강혀요...~!"
잘 못 걸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얘기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오래 살 것 같다고 생각한다.
표현은 엄살을 부려도 마음 속으로는 오래 살 것으로 믿는다.
.....................................
오는 길은 광래가 안 가 본 길을 간다고
세심과 박사마을을 지나 덕치에서 순창으로 빠졌다가
임실 강진면과 필봉리 학석리를 거쳐 운암을 지나 평화동 쪽으로 돌아서
아파트까지 왔다.
집에 와서 복자성당까지 걷기 운동을 하고
저녁식사에
아내가 조기를 얼큰짭짤하게 잘 지져놓아서
입맛을 돋구어 맛있게 먹었다.
하루를 좀 허망하게 보낸것 같은 느낌이 든다.
노인의 하루는
그냥 그럭저럭 이렇게 보내는 것인가 보다.
글 쓰는 글쟁이들은
늙어서도 보람있는 세월을 어떻게 보내야 한다느니
말도 많다만
무슨 일을 얼마나 하랴~!
특별한 사람들 몇몇은 그렇게 보람된 일을 창조적으로 만들며 살아가기도 하지만
우리같은 보통 늙은이들은 대 부분
그럭저럭 나처럼 지내다 가는 거지 뭐.......
어제 하모니카를 불어 보았더니
아직 음정을 잊어먹지는 않았다는것을 알았다.
대중 앞에서 이 나이에 하모니카를 분다는 것도 구성 빠지는 일이다.
노인은 노인답게 조용히 한쪽에 찌그러져 살아야지.......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은 반길지라도
내가 남에게 다가가서는 모두가 꺼린다.
조심해야 할 일이다.
내가 가까이 가도 아무일 없이 반기고 사랑하는 이는 '하느님'밖에 안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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