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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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오! 하느님...아내 좀 달래 주세요

정일웅 찻집 2025. 9. 10. 18:41

하늘이 유난히 맑고 청명하다.

따라서 햇볕은 눈부시고 열기는 쨍쨍하다.

4시가 조금 넘었지만 아내가 걷기 운동을 간단다.

햇볕을 유난히 무서워하던 아내가

갑자기 돌변하여 햇볕을 쬐어야 한단다.

아내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나는 무조건 아내 하자는 데로 한다.

나는 양산을 준비하고 나갔다.

아내는 반바지에 소매도 없는 상의 셔츠를 입고 나선다.

내가 뭐라고 말을 하면 폭탄 터지듯 아내의 무서운 분노가 폭발할 것 같아서

아무 말 없이 얼른 따라 나섰다.

"어디로 갈까?"

"서일공원"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투명한 가을 하늘에 오후의 태양이 무섭게 빛나고 있다.

'햇볕을 쬐어야 비타민 D가 생성된단다.'

 

 반갑지 않은 사람에게서 전화를 받고 한시간동안 시달리다가 겨우 전화를 끊고

운동을 나서는 것이었다.

 

아내가 신경질이 나면 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오직 나 한사람밖에 없다.

한 번 터지면

핵폭탄 터지듯 연속으로

점점 위력을 더하면서 무섭게 터지는 울화덩어리를 나는 잘 안다.

 

나의 행동이나 말에서 아내의 울화통 뇌관에 불이 붙을세라

조심조심 아무 군소리 없이 앞장서서 나아갔다.

서일공원 쪽으로 아파트 서쪽 출입구 계단 방향으로 앞장섰다.

 

아무 말 없이 걸었다.

골목을 빠져 나와 서신교 앞 횡단보도에서 멈췄다.

차들이 다 지나가고 녹색 등이 켜졌다.

서신교를 말없이 건넜다. 전주천의 물은 많이 줄었고 맑아졌다.

천변 산책로에 오가는 젊은이들이 많이 눈에 띈다.

자전거도 많이 나와서 돌아다닌다.

 

"내려가지 말고 그냥 뚝 윗 길로 가~!"

뒤에 오던 아내가 첫마디를 하였다.

마음이 많이 진정된 말투이다.

 

나는 둑 윗 길 가로수 그늘 길로 걸으면서 아내의 눈치만 살폈다.

'천변 공연장'에 와서 길가의 '앉을 자리 바위'에 아내가 앉았다.

나도 옆에 앉아서 가방 속에 물병을 꺼내어 아내에게 건냈다.

목이 마려웠는지 물을 서너 모금 마셨다.

나도 물을 마시고 천변으로 내겨가는 계단길을 천천히 내려 갔다.

아내도 따라 내려 왔다.

백제대교를 통과하고 한참을 걸어 사평교가 눈에 보인다.

"어디까지 갈거야?" 아내게 물었다.

"다리까지만 갈꺼여"나는 얼른 아내가 원하는 장소를 짐작하고 말 하였다.

아내의 맘에 맞는 말이었다.

 

사평교 밑에서 운동기구에 매달려있는 젊은이들이 대여섯 명 있었다.

 

잠깐 쉬었다가 오던 길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아내도 따라 왔다.

"바람 시원해서 좋네~~~"아내의 말이 밝아졌다.

 

나는 아내의 눈치만 살피느라고 이제까지 묵주기도하는 것을 잊고 있었다.

빨리 묵주를 꺼내고 4단 반지를 왼손 새끼손가락에 끼우고

환희의 신비를 시작하였다.

.......................

아파트에 도착하여 105동을 지나 106동으로 걷는데

앞에 지팡이를 집고 걷는 노인 옆에 아내가 부축을 하고 걷는 노인부부가 보였다.

 

'홍성조' 전 회장과 그의 아내 '김옥희' 선생이었다.

아~~! 나보다 몇 살 아래인 홍성조의 건강상태가 매우 나빠져 있었다.

반갑게 인사말을 건내고 

"천천히 운동하세요..."인사를 하고 빨리 걸어 내 집으로 올라왔다.

 

홍성조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아 보였다.

'파킨슨'이라던가? 좋지 않은 병에 걸렸다.

 

오늘은 재미 없는 걷기운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