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다. 오늘은 밤에 걸었다.천변으로 가지 않고 건산천 금암교와 건산교, 그 두 다리를 잇는 천변 도로를 인도로빙빙돌았다.한 바퀴 도는데 300m정도가 될 것 같다묵주기도 40단을 할 때까지 돌았다. 만나는 사람도 없고 안전하고 집 앞이라서 마음이 편하고 좋다.밤에 걸을 때는 이 코스를 걸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걸으면 바람이 생긴다.걸으면서 사색이 생긴다.걸으면 추억도 아름답게 채색되어 나타나고걸으면 작은 에피소드도 아름다운 미소가 번지도록 떠오른다.초등학교 이 삼 학년 때에 전동에서 숲정이 치명터까지 엄마와 같이 새벽에 걸어서 멀고 먼 길을 와서겨울에는 새벽눈을 밟으며 걸었고 헐렁한 옷 속으로 바람이 들어와 추었다가도치명터에 오면 뺨도 발그레 해지고등짝에 한기가 온기로 바뀌어 땀이 촉촉하게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