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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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란처럼 살아온 나의 이야기 59

45. 백내장

45. 백내장 친목행사로 한 낮에 배구 시합을 하는 데 자꾸만 눈이 침침하였다. 햇빛은 쨍쨍한데 별일이다. 손등으로 문질러도 소용이 없었다. 교실에 들어가서 회식을 하는 동안엔 눈이 잘 보였다. 이상한 일이다. 그렇다고 눈에 통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안과 병원에 들려 진찰을 받았다. “언제 왼쪽 눈에 큰 충격 받을 일이 있었나요?” .................. 한 참 후에야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다. 그렇다. 교생실습을 할 때 교생들 끼리 축구시합을 할 때 바로 내 앞에서 세게 찬 볼이 왼 쪽 눈에 맞아서 눈두덩이 붓고 며칠간 시력이 잘 회복되지 않았던 기억이 났다. ............... "두 눈 모두 심한 백내장에 걸려 있습니다.!" "백내장이라뇨??? 그게 뭐란 것인데요??" "..

41. 공황 장애

44. 공황장애 아득한 꿈속에서 들려오듯 전화벨이 울리는 소리가 났다. 아무도 받지 않는다. 방안에 아무도 없나보다. 울리던 벨이 그치고 조용하다 골치가 지끈거리며 온몸의 신경이 죽은 듯 몸을 추스릴 수가 없어 또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때르르릉---------' '때를르릉---------' '때르르릉---------' '때를르릉---------' .......... 줄기차게 벨이 울렸다. 온몸에 힘이 빠져 움직일 수가 없었다. '때르르릉---------' '때를르릉---------' 전화를 받기는 받아야 시끄럽지 않을 텐데.... '때르르릉---------' '때를르릉---------' 죽을힘을 다하여 겨우겨우 눈을 뜨고 전화기 있는 쪽으로 기어서 몸을 옮겼다. '때르르릉---------' '때르..

43. 술때문에 무너지는 건강

43. 술때문에 무너지는 건강 술! 술! 술을 마시지 않는 날이 단 하루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모든 술자리엔 내가 끼어야 했고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실 때는 나와 같이 하기를 원했다. 나는 이와 같이 술자리에선 어느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으며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정신을 놓아버리거나 남과 싸움을 걸거나 하지를 않았다. 내가 낀 술자리의 마지막까지 남아서 술에 취한 마지막 사람을 집에 대려다 주고 맨 끝에 나 홀로 집에 가는 그런 사람이었다. 술값도 내가 내는 경우가 많았다. 친구들이 초대하여 술 마시러 갔다가도 그 친구가 취해버리면 내가 술값을 다 치르고 그를 집에까지 데려다 주어야만 했다. 이러한 나를 싫다고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정말 나는 내 자신이 두렵고 이렇게 하루도 쉬지 않고 ..

42. 교가 작곡과 부라스 밴드

40. 교가 작곡과 부라스 밴드 시급한 것이 교가를 만드는 일이었다. 최 근호 선생님이 교가의 가사를 지어 나에게 작곡을 부탁하였다. 나는 짧은 실력이었지만 나의 온갖 지혜와 영감을 총 동원하여 작곡을 하였다. 초등학교시절 작곡 연수를 받은 기억이 생생하였다. 최 근호 작사 정 일웅 작곡 (1절) 덕재산 푸른정기 벋어-내리고 주암천 맑은 물이 감기-는 이-곳 배움의 높은 전당 우뚝 솟으-니 신념과 슬기와 성실로 닦아 겨레위한 밝은 꿈을 키워나가리 구원한 이상의 지사중학교 (2절) 천황봉 솟은 기운 하늘에 닿고 우리의 품은 뜻도 하늘에 닿네 높은 뜻 펴려고 모여든 우리 알뜰히 배우고 바른 맘 길러 이 나라 길이 빛낼 일꾼되리라 구원한 이상의 지사중학교 모데라토로 장중한 느낌의 곡을 만들어 먼저 학생들에게 ..

39. 임실 지사중 시절(1976년도~)

39. 임실군 지사중학교 임실교육청 현관문을 지나 학무과로 들어갔다. 퇴근 시간이 거의 임박한 때였다. ‘오 성근’ 장학사님이 벌떡 일어나 나를 반기었다. "어이! 정 선생! 축하 허네!" "장학사님 감사합니다.....저는 이번에 발령이 안 나는 줄 알았어요!" "아! 이 사람아! 내가 언지 실없는 소리 허덩가? 아무튼 자네가 와서 우리 강 교장 한시름 놓겠네...." 오 성근 장학사 책상 옆에 세 명의 손님 인 듯 보이는 사람들이 와 있었다. "어이! 강 교장! 정 선생 왔네! 빨리 델꼬가서 준비혀!!" "정 선생! 이 분이 자네가 모셔야 헐 지자중학교 교장선생님이네....어여 인사드려!!" "정 일웅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 정 일웅 선생님! 축하 허고.....나...교장 강 태진이요.....

38. 남원 아영중학교 시절

38. 남원 아영중학교 중등학교로의 진출은 나에게는 성취욕구 달성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였고, 신분상승이라고 남들이 이해하는 듯 주위사람들로부터도 부러움의 눈총을 받게 되었다. 아내도 나의 합격과 중등학교 진출에 기쁨을 같이하였으나 아영중학교에 발령을 받고 보니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떨어져서 살아야하는 아픔을 감수해야 하였다. 아내의 아픔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오직 남편 하나만을 의지하고 남편의 사랑에 모든 아픔과 어려운 현실들을 묻어놓고 살아가는 '우남'에게는 남편이 자기 곁을 떠나 머나 먼 산골에서 하숙생활을 한다는 것이 주는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풀무질을 하여 왕겨를 때어 밥을 짓는 것도, 빨래를 하는 것도, 학교에서 근무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것도, 집안..

37. 중등교사 자격 검정고시 합격기

37. 중등자격 검정고시 결혼 후 나의 가정은 안정을 찾았고 나와 아내가 번 돈을 모두 어머니에게 가져다 드려서 어머니가 살림과 저축을 하고 우린 용돈은 타서 썼다. 그러던 중에 약간의 돈이 모아져 ‘성가리’에 사간겹집의 초가집 한 채를 사서 지붕을 기와로 개량하고 이사를 하였다. 내 평생 처음 가져보는 나의 집이었다. 뒤뜰에 작은 텃밭이 있고 앞마당에 우물과 작은 화단도 있었다. 첫아이의 이름을 '정상범(鄭想範)이라 지어 호적에 올렸다. 상범이는 신생아 시절 건강이 좋지 않았다. 임신중 임산부의 영양실조로 인하여 태어난 신생아가 신생아 황달을 심하게 앓아서 생명이 위태로울 지경까지 이르렀으나 삶이 질긴 것인가? 신생아이면서도 전주의 '박소아과'에서 지어주는 쓰디 쓴 약을 잘도 먹고서 두 달 만에 황달이..

36. 첫 아이 출산

36. 첫 아이 출산 '최 우남'은 결혼 후 바로 임신을 하였다. 평소에 감기한번 걸리지 않고 소화불량증이 뭔지를 알지 못할 정도로 건강한 그녀가 입덧에는 꼼짝을 못하고 모진 고통을 겪고 있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억지로 먹으면 바로 토해버려 수습할 길이 없었다. 그녀의 입덧은 너무나 심하여 의사는 이를 '임신 중독증'이라고 하였다. 임신을 확인 한 날부터 시작된 입덧은 아이를 낳기 전 날까지 계속되었다. 거의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토해버렸다. 나는 그녀의 입맛을 돋우기 위하여 그녀가 먹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이든 구해 주었지만 그것을 먹이는 데는 허사였다. 가까이 사는 간호사에게 영양주사를 맞는 것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정도가 되었다. 근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탈진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