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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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흉내 내기

단풍의 사랑 고백

정일웅 찻집 2007. 7. 23. 18:48
가을의 끝자락에 날 떠나는 님
겨울의 문턱을 넘기 싫어
자꾸만 나에게 안타까운 눈길을 보냅니다.

날 좀 잡아주세요!
추운 겨울은 싫어요!

갈 수 밖에 없는
넘을 수 밖에 없는 겨울의 문턱이라면

님이시여
지금 당장 저를 가지세요

마지막으로 당신을 위해
화장하고
마지막 날에 입으려 마련한
고운옷은 모두 꺼내 입고
단장하였어요

피부는 자꾸 거칠어지고
탄력이 없어지고 있지만
아직 당신의 손길 느낄수 있어요

자꾸 심장의 고동이 약해지고
전신에 힘이 빠져나가요
지금
힘없는 미소를 보낼 수 있는
나의 체온이 살아있을 적에

님이시여
지금 당장 저를 가지세요

이제는 미련없이
나의 모든것
나를 감싼 모든것 다 벗어버리고

내몸을 감싸고 있던
아직 나의 향기가 묻어 있는 속 옷 들

그 모든것까지
그리고 나의 몸까지
몽땅 당신을 위해 드리겠어요

님이여
어서
저 문턱을 넘기전에

님이시여
지금 당장 저를 모두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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