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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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독감 예방 주사 ............................이해인 수녀 시집

정일웅 찻집 2023. 10. 30. 20:06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러 김종민 가정의학과 의원에 갔다.

아홉시 십분 전 쯤 도착하였는데 서너명의 사람들이 와 있었다.

 

민소매 런닝셔츠 위에 가을 졈퍼를 입고 갔기에

팔뚝 내 놓기가 쉬웠다.

아내도 옆 방에서 맞았다.

 

집에 와서 쉬었다.

오늘은 샤워를 하지 말고 심한 운동도 하지 말래서 걷기도 생략하였다.

점심을 먹고 아내는 몸에 열이나고 삭신이 나른 하다며 계속 잠을 잤다.

저녁 식사는 짬뽕을 '왕손 짜장'에서 시켜서 먹었다.

 

주사약 기운 때문인가?

나도  낮에 종일을 시들시들 잠이 오는 것 같아서 책상에 앉아

컴을 켜 둔채 졸았다.

 

최용준 신부님의 방(우리집 뒷 골방)에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들을 보다가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을 발견하고 열어보니

최용준 신부에게 수녀님이 직접 사인하여 증정한 책이었다.

수녀님의 사인은 수녀님의 모습만큼이나 예쁘고 깨끗해서 아주 인상적이었다.

책 이름은 (희망은 깨어 있네)

 

수녀님의 사인은

마음 예쁜 소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이 귀엽고 예쁘고 앙증맞고....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을 읽으며

맑고 깨끗한 수녀님의 시에 취했다.

책의 표지에

<(고통이라는 학교)에서 나는

새롭게 수련을 받고 나온 학생입닌다.

희망이란 단어가 퍽 새롭게

다가오는 날들입니다.

시집 표지에 입힌 작은 북 쟈켓에

수녀님의 사진 옆에 씌여진 글이다>

 

수녀님의 시집은 나의 아내의 남동생 최용준 신부에게 사인을 하여 증정한 책이다.

 

그 속에 있는 시를 나의 일기에 옮겨 쓴다.

...........................................................................................................

가을 하늘

                이해인

맑고 푸르게

웃기만 하는

하늘은

천국

 

그 아래서

누구도

죄를 지을 수 없다

하느님도 엄마도

거기 계시다.

 

모질게

야단치지 않고도

하늘은

나의 사랑

.........................................................................................

 

단풍나무 아래서

                         이해인

사랑하는 이를 생각하다

문득 그가 보고 싶을 적엔

단풍나무 아래로 오세요

 

마음속에 가득찬 말들이

잘 표현되지 않아

안타까울 때도

단풍나무 아래로 오세요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세상과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

저절로 기도가 되는

단풍나무 아래로 오세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세상과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

저절로 기도가 되는

단풍나무 아래서

하늘을 보면 행복합니다.

별을 닮은 단풍잎들의

황홀한 웃음에 취해

나의 남은 세월 모두가

사랑으로 물드는 기쁨이여

.....................................................................................................................

 

나를 미치게 만드는 시인들의 시어 들

   ........ 쓸쓸한 갈대숲에 숨어 우는 바람소리

   .......타고 다시 타서 재될 법은 하거니와

..........옛이야기 지즐대는 시냇물이 휘돌아 나가고

..........길가에 민들레도 노랑저고리 첫돌맞이 우리아기도 노랑저고리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소리 주승은 잠이들고 객이 홀로 듣는 구나

   ......타고 다시타서 재될 법은 하거니와 타다가 남은 동강은 쓸곳이 없소이다.

........창밖에 앉은 바람 한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두번을 거듭차니 사바가 발아래라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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