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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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텅 빈 설날

정일웅 찻집 2024. 2. 10. 19:46

.며느리와 두 손녀 딸 아영이 단비 ....이제 다 컸다.

다라이 하나에 물 받아 놓고 두 아이를 씻기던 할머니와 손녀가 이렇게 변했다.

 

일년 삼백육십오일 중에

설, 추석, 우리 생일, ...

겨우 두 세 번

아이들을 만나고 

그 외엔

찾아오는 친척도 없고

찾아와서 잘 만 한 친구도 없어서

항상 텅 빈 넓은 아파트에 

나와 아내 단 둘이서 산다.

 

항상 둘이서 있지만

텅 빈 느낌은 전혀 없다.

그런데

오늘

설 날이라서 그런지

유별나게 아파트가

넓고 조용하고

텅 빈 느낌이다.

 

큰아들은 치루 수술해서 내려 오지 못하였고

큰 손녀 아영이와 단비는

그저께 와서

저녁 먹고 잠자리에 들고

어저께 늦게 일어나서

아침 먹고

한옥마을 구경 갔다가

KTX로 내려 오는 

 자기들 엄마(큰 며느리)를 만나 집에 와서

점심먹고 얘기 하다가

큰며느리는 친정이고 두 손녀에게는 외갓집인

김제 진봉,에 들러서 가라고 보냈다.

 

아영이와 단비가 예쁘게 성장했다.

내년이면 아영이는 인천시 어느 곳이든

공무원으로 발령이 날 것 같고

단비는 인하공대에 입학하여

자율주행 자동차를 연구하는 학과에 다니는데

남학생 열 여덟명과 여학생은 두 명 뿐인 학과에서

科代表를 한다고 웃으며 말하는 보조개가 귀엽다.

 

공부 잘 하여 자동차 만드는 기업에 취직하면 좋겠지

아직 계발 단계에 있는 자율 주행 자동차는 앞으로 많이 발전하게 될

전망이 좋은 학과라고 생각된다.

 

 

둘째와 막둥이들은 내일 온다고 하니

오늘 아침부터 조용한 적막이 흐른다.

 

설 명절 미사가 10시 반에 있어서 참례하고 돌아와서 

아내와 장기 세판 두고나서 천변 걷기 다녀오고 

시간이 남아서 각자 자기 방에서 보태니컬 그림 스케치 하고 있으니

또 적막강산이다.

 

명절 날 그것도 설 날 두 노인들이 각 방에서 보테니컬 한다고 조용하니

날마다 조용한 것 하고는 그 느낌이 다르다.

기분이 그렇겠지....

 

  설 날 인 줄 너희도 아는 거니?

그래서 오늘 쉬는 거야?

 

왜가리와 청둥오리가 사냥을 하지 않고 양지 밭에 나와 날개를 말리고 있다.

물 속에 수달이 산다고 들었는데

수달이 나타난 건지 왜가리와 오리가 모두 물 밖에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