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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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아내와 봄 소풍

정일웅 찻집 2025. 4. 7. 17:20

아내와 모처럼 시내버스를 타고

아중호수로  운동 겸 소풍을 나가자고 하여

한국은행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막 도착을 하였데

아중역에 가는 버스가 떠나고 있었다.

 

앞으로 30분 정도를 더 기다려야 하는데

바로 뒤에 중인리에 가는 버스가 들어 왔다.

아내는 중인리 버스를 타자고 하여 바로 올라 탔다.

 

 정든 중인리....

전통문화고등학교

교장시절 3년 반을 근무하고 나의 정년 퇴임식을 한 학교

 

1,2,3회 졸업생들에게 나의 이름으로 졸업장을 주었던 추억의 학교

 

모악산을 올라가는 경사가 완만한 산길이라서

등산객이 많이 오는 길이다.

 

시내버스가 학교 앞을 지나는데 정든 학교의 모습은 변함없이 

그대로 있었다.

 

중인동의 모악산 등산로를 따라서 천천히 올라가다가

활짝 핀 벗꽃도 보고

매화꽃,

진달래꽃 개나리꽃을 보며

모처럼 아내와 나 단 둘이서 호젓한 산길을 걷다가 내려왔다.

 

시내버스 정류장에 다시 들려, 막 떠나려는 버스에 탔다.

출발지점이라서 세사람을 싣고 버스가 출발하였다.

 

한옥마을, 전동성당,정류장에서 내리자고 하는 아내의 말에

조건없이 내렸다.

 

전동성당에 들려서 오랜만에 어렸을 때의 추억을 되살려 보았다.

내가 다니던 성심유치원이 찬연한 역사를 지니고 아직도 건재해 있었다.

 

나는 성심유치원 3회졸업생.....

 

6.25사변이 일어나기 직전에 졸업을 하였다.

어째서 5월 17일에 졸업을 하였는지 알수는 없어도

졸업장 겸 졸업사진에 그렇게 씌여 있다.

 

내가 중3학년이었을 때,

벨기에의 지정환신부님이 한국에 처음 오셨는데 

아일랜드의 배신부, 프랑스의 도신부, 박신부님과  같이 오셔서

처음 전동성당에서 지내시던

은행나무 옆 2층 손님신부님 집은 헐어서 없어지고 

은행나무만 아름들이 나무로 크게 자라 있었다.

 

성당을 오랜만에 찬찬히 들여다 보며 안내의 글과 사진들을 자세히 읽어 보았다.

전동성당에 대하여

그 동안에는 건성으로 관심이 없었던

많은 것을 자세히 알게 되었다.

 

한옥마을 입구 음식점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중국의 젊은 청년들이 많이 온 관계로 엄청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밥을 먹었다.

밥맛은 별로 좋지 않았다.

 

경기전에 노인 우대 무료 입장권을 주어서 들고 들어가

차분하게 구경을 하기로 하였다.

 

그동안 잘 정비된 모습을 못 봤었는데

오늘은 '어진 모신 전시장'까지 찬찬히 둘러 보면서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아내는 행복하다는 소리를 여러 번 하였다.

나도 기분이 좋았다.

 

자주 아내와 가까운 곳에 버스를 타고 소풍을 다녀야 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오늘 걷기는 10,000보 정도가 되어서 충분히 운동을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