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에 오영해비가옵니다.유리창에 내리는 비는 초록 물감을 풀며흐려집니다. 빗물에 씻겨 돌 물가 드러나듯이깊은 가슴 속 그대가 생각나한동안 매마르든 나의 눈이참으로 흠뻑 젖습니다. 창을 열어 맞아들인비의 발자국 소리와 집 앞의 숲이 물결치는 소리에빈 가슴도 젖고 있습니다. 비가 멎어도바람소리를 단 나무들이어둠에 잠겨 가는데이별도 약속도 없는 그대는깊어진 그리움으로 또렷합니다. 문을 닫으려다어둠을 돌아서는나무들의 신음소리에나도 뒤척이다가어둠 속에서 솟아나는몇 그루의 나무를 보았습니다. 아침은 고요하고시리도록 파아란 모습으로창밖에 서 있습니다.아직 그대가 있는 까닭입니다.가장 어둠 깊은 곳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