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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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처럼 쓴 이야기

새 달력을 걸면서

정일웅 찻집 2007. 7. 23. 18:35
새 달력을 걸면서

벽에 걸린 헌 달력
넘겨진 열한장
한장을 더 넘기니 1월로 돌아간다.

유리창을 활짝 열고
먼지를 떨어본다.

불안, 초조, 기대의 정이월
기쁨, 환희, 기다림의 삼사월
보람, 행복, 결실의 오뉴월
도약의 기대에 부푼 칠팔월
새로운 시작과 자아실현의 환희에 찬 구시월
동지섣달이 덧없이 흘러가는 동안

제사, 결혼, 장례, 생일, 문안, 축하, 약속, 회의,....
만남, 이별, 영전, 퇴직, 기쁨, 슬픔, 사랑, 질투......

과거의 편린(片鱗)들이 먼지와 함께 떨어져
창밖에 이어진 바람 흐르는 냇물따라
흘러흘러 하늘 뒷편 과거로 사라진다.

덧없는 것들이 어쩌면 그리 커 보였고
별것도 아닌 것이 왜 그리 중했던가

아! 한 생애도 지나고 보면
다 그렇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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