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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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아! 이 정애 교장, 집에서 환영 연주

정일웅 찻집 2024. 1. 18. 17:12

 

백남구 아우가 집에 왔다.

아주 고급 승용차를 타고 왔다.

 

오늘 만나기로 약속한 이정애 교장 집 114동 입구에서 만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깔끔한 성격 답게 모든 기물이 잘 정돈되어 있었고

눈에 띄는 것은

가훈 액자 아래에 '황영합니다'라는 글자를 A4용지

한장에 한글자씩 예쁘게 써서 붙여놓았다.

소녀다운 예쁜마음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우리를 소파에 앉게 한 다음 환영사를 시로 낭송을 하였다.

나는 처녀시절의 그 순수함이 하나도 변치 않은 것에감동하여 눈물이 핑 돌았다. 

환영사를 마치고 나서 환영 오카리나 연주를 하여 준다 한다.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었어도

소녀시절의 정서가 하나도 변함이 없는 이 여인이

나를 얼마나 감동시키고 있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가브리엘 오보애를 연주하는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꼬옥 안아주고 싶었다.

 

그리고 서재로 가서 자기가 읽고 있는 책과

파일노트 한 권에 가득 찬 일기장.....그 일기장은

모두 워드로 치고 장마다 사진을 첨가하여 프린트로 뽑아서 만든 책이었는데

1년에 한 권씩 만들어서 거의 20년 분의 일기 화일노트가 압도적으로 나의 기를 팍 죽이고 있었다.

원!~ 세상에 이토록 정성스럽게 글을 쓰고 내용마다 

사진을 알맞게 배치하여 본인이 프린터기로 인쇄하여 만든 일기 책 수 십권....한 권씩 뽑아서 내용을 스르륵 넘겨 보기만 하였는데 빼곡히 적은 글씨와 수많은 사진들....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기를 쓴다는 것이 얼마나 유치하고 형편없는 것임을 감지하는 순간 얼굴이 붉어지고 심한 열등감에 기가 팍 죽는 것을 느꼈다.

 

대단한 여인 '이정애' 내가 총각시절 좋아하던 그 여인

....대단한 가정 8남매랬던가 9남매 랬던가 아무튼

아들은 외아들에 나머지는 딸들인데 9남매 모두가 훌륭하게 성공하고 잘들 살고 있는 모습이

가족들의 문집에 잘 정리되어 있었다. 

 

시인이며 훌륭한 사상가인 나의아우 백남구와 이정애가 둘이서 주고 받는 말을 들으며

나는 심한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다.

 

한 권의 책을 많이 읽는 책이 있나요?

이정애의 질문에

백남구의 답....'인생 연금술' 이란 책을 한 일곱번은 더 읽었을 것 같아요

하루에 한 챠트씩 만 읽게 돼있고 전체가 365챠트가 있고 366번 챠트가 4년에 한 번 씩 나온는 책인데 한 7-8년은 읽은 것 같아요....

이정애의 말.....저는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수십번 읽었을 거얘요

이 책을 읽으려면 큰 타올 한장을 미리 준비하고 읽어요,,,,읽으면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려면.................

몇번을 읽어도 이 책을 읽으면 나는 눈물이 나요....

두 문학가들의 오가는 대화를 들으며 나는 심한 열등의식에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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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각에서 불낙 전골을 주문하여 맛있게 먹었다.

여기도 유명한 집이어서 오늘 예약을 하지 않았기에 10여분 동안 기다렸다가 자리를 배정받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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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이정애를 집으로 모셔드리고

남구는 나의 집을 거쳐서 자기 집으로 갔다.

남구가 나의 아우여서 나는 자랑스럽다.

남구가 나를 형처럼 인정해 주어서 나는 행복하다.

훌륭한 남구.....

고마운 남구.....

부러운 남구.......

자랑스러운 나의 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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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행복하고 보람있는 날이었다.

어제 아내가 사준 상의를 입고 가서 아우와 이정애를 만났으니 다행이었다.

내가 입는 옷 중에서 제일 잘 맞는 옷 같다.

겨울 외투로는 뚱뚱해 보이지 않고 따뜻한 좋은 옷을 어제 아내가 사 준 것 이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아내도 훌륭하고 친구들고 훌륭하고

성당도 좋고

신부님들도 훌륭하고

그래 저래 사는 것도 행복하다.

오늘 천변 걷기는 별 힘이 들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