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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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눈 온 뒤 ...맑은 하늘 빛나는 태양

정일웅 찻집 2025. 2. 8. 18:20

눈이 온 뒤 하늘은

티끌 하나 없이 얼마나 맑고 투명한가.

마자리의 초가 마을.

 

임실 오정리의 야산아래

눈 쌓인 초가집과

이엉 덮힌 돌담 위의 눈

 

두만리, 정월리, 오정리,로 흐르는

임칠 천변의 

논 밭 이랑에 눈 덮힌 들녘 

 

눈 덮힌 변산

동진강가 폐선 위에 쌓인 눈

 

교동 한옥마을

눈 쌓인 기와지붕과 돌담위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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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를 목에 걸고

지리산 와운리의 초가마을

상관 마자리의 초가마을

 

이영태와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설경을 그리던 젊은 날

영태에게 전화를 걸려고 폰을 들었다.

아~! 영태 죽었지........

 

박두수 선생과 

일미집에서 

그려온 그림을 벽에 기대놓고

막걸리 마시며 그림 얘기를 하던 날

 

그립다.......

그 때의 젊음이

그 때 마시던 술맛의 향기가

 

까로미오벤   끄레디미아르멘

쎈자디 때- 랑구이 쎄일 꼬오ㅡ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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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벨라 코-사

나이우르 나 타에 쏘레

나리아 쌔레 나 돞 포나템 페-스타

뻴라리아 쁘레 스카

파레지아나 페 스타

케벨라 코사 나이우르 나--타에 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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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풀라시도 도밍고도 되었다가

앙드레 보첼리도 됐다가

파바로티도 되고

엄정행도 됐었다.

 

술이란 좋은 것이었다.

그림하고

노래하고

잘도 어울리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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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마트에 끌개를 끌어주는

아내의 짐꾼

 

오늘도

끌개를 눈 길 위로 끌고 오면서

나는 속으로

노래를 불렀었다.

아무도 모르게

 

엄정행이 불렀던

고향의 노래

 

국화꽃 져버린 가을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 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아-아아 

이제는 한 적한 들녘에 서 보라-

고향집 싸리위엔 함박눈이 내리네

고향집 싸리위엔 함박눈이 내--- 리--네

 

가사가 뒤섞여도 괜찮다

아무도 듣는 이가 없으니까

나 혼자 부르고

나 혼자 듣는다.

 

자동차의 바퀴소리

사람들의 말소리가

모두 

내 노래를 듣고 질러주는 

함성소리이다.

 

 

신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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