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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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처럼 쓴 이야기

아영중 총동창회에 참석하며

정일웅 찻집 2009. 6. 6. 00:56

 

아영중학교 총 동창회원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절절히 그리웠습니다.

여러분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아영중 총 동창회가

이렇게 탄탄한 결속력으로 뭉칠 수 있게 수고하신

김현수 회장과 임원들 그리고 여러 동창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세월 많이 흘렀습니다.

1974년 11월 20일.....여러분을 처음 만났고

1976년 3월 5일 여러분과 헤어졌습니다.

헤어진 후 34년의 공백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 까요


처음 만난 여러분의 모습은

산골에 핀 들장미처럼

순결하고 소박하며 세상의 어떤 때도 묻지 않은 아름다운 청소년이었습니다.

이제

그 당시의 여러분보다 더 큰 자녀를 기르는

아버지가 되고 어머니가 되어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감개가 무량합니다.


여러분이 어른이 되었듯

저는 속절없이 늙어 정년퇴직을 한지 2년이 된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36년 전에는 제가 여러분의 선생님이었지만

이제는 여러분에게 인생을 배우고 의지해야할 때가 된 것입니다.



저의 인생경험으로 보면

중학교의 동창이 평생 가장 가까운 친구란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도 같은 생각일 거라 믿습니다.


짧은 기간 여러분과 생활하였지만

아영중학교는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고 뜻 깊은 만남이었습니다.

지난날의 회포를 이 시간 어떻게 다 풀 수가 있을까요 

오랜만의 만남이지만

이제 다시 만났으니

다시는 여러분과 공백을 두지 않고 자주 연락하여 제 인생의 마지막을

외롭지 않게 보내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동창회원 여러분!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삶의 목적은 행복추구’라고 했습니다.


지리산 정기를 받은 아영출신의 여러분은

한결같이 행복의 조건을 타고 났습니다.

정직하고 성실하고 배려할 줄 아는 너그러운 성품을 지녔기에

누구에게나 신뢰감을 주고

정감 넘치는 동료로 사랑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여러분의 가정도 언제나 사랑이 넘치고 기쁨이 샘솟는 스위트 홈을 이룰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토록 뜨겁게 나누는 우정 역시 아영인의 본질이 착하고 어질기 때문입니다.

타고난 성품

그것이 여러분을 행복하게 한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논어에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불역락호아’란 말이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벗들이 스스로 먼 곳으로부터 이렇게 모였으니 어찌 즐겁지 아니하랴

여러분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절실하여지는 것이 친구의 정입니다.

이 동창회가

날로 발전하여 여러분의 인생이 행복하게 되고

모교가 더욱 발전하게 되는 탄탄한 반석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오랜만에 만난 저의 회포로 가름합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6월 6일

미술 음악을 가르쳤던 정일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