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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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처럼 쓴 이야기

2009년 성탄절을 지내며 성가대원에게 드리는 글

정일웅 찻집 2009. 12. 25. 23:05

 

 

 

솔내성당 글로리아 성가대원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아기 예수님께서 방긋 웃는 모습으로 여러분 가슴에 안기셨습니다.


성가대원 여러분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바쁜 직장생활에서 수요일 연습시간을 맞추느라고 저녁식사도 거르기 일쑤였고

아직 어린 자녀들을 집안에 남겨두고 온 어머니로서 연습시간 동안 얼마나 많이 가슴을 졸였나요

여러 친구들과의 모임도

같이 운동하는 동료들과의 중요한 게임 약속도 지키지 못한 그 마음 얼마나 안타까웠나요

정말 부득이한 일로 성가연습에 참여하지 못한 날엔 또 얼마나 마음이 무거웠을까요


음악을 전공하지도 않고

지휘도 서투른 저를

지휘자라 믿고

모든 저의 허물을 용서하면서

그냥 따라갈 때 얼마나 답답하셨습니까?



저도 다 안답니다.

불만의 표현이 금방 목을 터져 나오려 해도 꿀떡 삼키시고 참으시는 그 아름다운 마음을........


하지만

그 모든 수고와 노력과 인내는

여러분께서 지는 작은 십자가로 승화되었고

성령께서 저희를 이끄셔서

저희가 부른 모든 성가가 아름다운 소리로 화음을 이루도록 해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성탄미사는 정말 경건하고 거룩하게 드리게 되었고

수많은 교우들이 깊은 감동과 충만한 은혜를 받게 되었답니다.


성가대원 여러분!

성가를 부르며 미사를 드리는 우리는 정말 행복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특별한 은총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를 성가대원으로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시다.


성가대 석에서 노래하는 저희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많은 형제자매님들이 있습니다.

차마 용기를 내지 못해서 성가대원이 되지 못하는 분

정말 목소리가 나쁘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포기하시는 분

잘 할 수는 있지만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는 분들

....................


성가대원이 된

우리 모두는

하느님께서 특별히 불러 주신 은혜의 성소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우리를 힘들게 하는 많은 일들이 닥칠 것이고

많은 유혹이 성가연습을 방해하려 할 것입니다.

그 때마다

하느님께 나를 봉헌하며

성가연습과 주일 교중미사만은 꼭 참석할 수 있도록 기도드립시다.


우리가

참고 인내하고 희생하는 모든 시간과 노력을

하느님께서

백배 천배로 갚아 주실 것을 믿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성가대원 여러분!

여러분의 건강과 가정의 평화를 주시도록

아기예수님께 간절히 기도드리며

이만 줄입니다.



2009년 12월 25일

부족한 지휘자 정일웅(안드레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