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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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쓸 이야기가 있는 날

당구와 노인

정일웅 찻집 2025. 2. 24. 19:12

내가 젊었던 시절

당구장에서 할아버지들이 와서

당구를 치면서

맞았느니 안 맞았느니 하면서

서로 다투는 모습이

재미 있고 귀여웠다????

.....꼭 어린이들 같아서 ...

늙어서도 어린애들 처럼 노는 모습이

...보기 좋았었다.

 

그 때는 그랬었는데

 

오늘 당구장에서

유광열 오병선과 나, 셋이 당구를 치는데

나보다 좀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영감들 넷이

들어 오더니

옆 당구대에서 당구를 치며 떠들어 대기 시작하였다.

 

그 늙은 목소리....

귀가 어두우니까 

큰 소리로 다투는 목소리가

나의 귀에 너무나 듣기 싫었다.

추하게 들리고

보기에 역겨웠다.

 

늙은이가 늙은이 꼴 못 본다더니

그 말이 꼭 맞다.

 

나와 우리들의 모습이

그들의 눈에 그렇게 보일 것은 

뻔한 일이다.

 

그래도 

우리들 셋은 조용조용히 

말소리를 죽여 가며 친다.

하지만

길선이 형이 오면

그의 목소리가 크다

본인의 귀가 잘 들리지 않으니

목소리가 커진다.

 

옆에서 3구를 치는 젊은이들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노인 전용 당구장이 있었으면 좋겠다.

 

당구비도 저렴하게 하고

노인들 취향에 맞게

차도 대접하고

젊은이들이 없는 당구장을 꿈꾸어 본다.

 

덕진 노인정에 가면

당구대가 두 개 있다.

노인들이 치기는 치는데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

당구대도 잘 구르지 않고

자존심이 팍 상한다.

 

국가에서

노인 복지 당구장을

쾌적하고 자존심 상하지 않게

크고 넓게

당구대도 여러개

3구

4구

포켓 볼 당구......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국가에서 충분히 지원해 주고

....................

 

더 보기 싫으려나????

늙은 송장들이

도깨비 놀이 하는 것 처럼 보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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